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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L Feb 21. 2023

사람은 언제 성장하는가

오늘은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바람 부는 날 양화대교를 타다 보면 자동차가 미세하게 휘청이는 게 느껴진다. 1톤이 넘는 자동차가 꽤 강한 힘으로 전진하고 있음에도 겨우 바람에 흔들린다는 게 어색하다. 그럼에도 차는 앞으로 잘 간다.


아직까지 배워온 바로는, 성장은 흔들림이 있을지언정 방향을 유지하고 꾸준히 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으로서의 가치관이 생기고, 점점 더 공고해진다고 생각한다.


요즘 딱히 공유하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문제들이 있다. 안 그래도 문득문득 잘 깨는데, 한번 깨면 고민이 들어 몇 시간이나 다시 잠들지 못한다(회사일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이 또한 길게 보아 내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줄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꽤 쉽게 극복이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누구나 바람이 쌩쌩 부는 날은 있다. 어떤 날은 진폭이 더 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별일 없이 앞으로 갈 수 있는 정도인 경우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주 흔들려 보았고 자주 극복해 보았을 때, 내가 가야 하는 방향을 견지하기 더욱 쉽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그때가 사람이 성장하는 때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조금씩 바람에 흔들리고 있음이 느껴진다. 어떤 날은 바람이 미는 방향으로 그대로 밀려가고 싶은 날이 있다. 마음이 어수선한 날에는 더 그렇다.

그러나 보통 성장의 결실은 바쁘게 걷던 목적지 끝에 있는 듯하다. 오늘 양화대교에서 바람이 미는 방향으로 갔다면 나는 아마 지금쯤 선유도 언저리에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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