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며 삶의 소중함을 조명하는 역설적인 책들이다.
그러나 그들과 같은 학식과 철학이 없는 덧없는 나로서는 여전히 삶의 이유를 고민하는 순간들이 왕왕 생긴다.
오늘은 형의 가족을 만나서, 이제 태어난 지 18개월이 된 조카가 와다다 뛰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조카는 귀여웠고, 형은 기뻐 보였으며, 형수는 후회가 없어 보였다. 조카는 어찌나 예쁘게 생겼는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고개를 돌려쳐다 볼 정도다.
행복한 형의 가족을 보며 고민에 빠진다.
충만한 삶이란 무엇인가? 소로의 월든처럼 전원에서 조용히 보내는 삶인가? 동경하는 기업가들처럼 자신이 목표하는 제국을 건설하는 삶인가? 행복한 형처럼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삶인가?
월든의 삶을 꿈꾸지만, 충만함은 반년 이상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한 기업가를 동경하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수많은 걱정은 나를 깎아먹으리라 생각한다.
형과 같은 가정을 꾸리고 싶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삶을 구성하는 거의 대부분의 요인들은 적성이 필요하다.
심지어,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손에 잡힐 듯 한 노력과 성실도 적성이다. 이 문장을 쓰며 언급한 의지조차도 적성이다.
마찬가지로 행복과 충만함에도 적성이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행복과 충만의 적성을 찾지 못한 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