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동안 2배의 매출을 만들어낸 과정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월 대비 매출 두 배를 만들었다. 셀 리빌딩 후 3주가 지난 시점이다.
* 1주 뒤인 4주 동안 3.4배가 됐다.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기존 셀 리더들의 이탈이 있었고 셀 2(+1) 개가 동시에 와해되었다.
'이젠 조직관리를 배우고, 실무에 완전히 손을 떼라' 요구하던 경영진은 갑작스레 내게 해당 셀 모두를 리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투입 직후부터 사흘간 셀 컨디션을 점검했다. 셀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였다.
1. A업무는 사내 가장 높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매니저를 동원하여 하루 종일 데이터 정리나 하고 있었다. 그도 모자라 다른 셀 구성원 6-10명을 차출하여 하루 한두 시간씩 도움을 받고 있었다.
2. B업무 또한 경영관리팀원이 겸하면서 자료 정리만 하루 다섯 시간을 하고 있었다. 경영관리팀이 조금이라도 바쁜 날에는 업무가 완전히 멈췄다. 매출을 결정하는 핵심 업무였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었다.
3. C업무는 단순 관리 업무 였다. 주니어 팀원 두 명이 담당하고 있었고, 이미 꽤 버거워하고 있었다.(그리고 동시에 이탈했다.) 핵심과는 거리가 있으나,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었다.
셀 구성원들의 에너지 레벨이 너무 낮아진 상황이었고, 이제는 더 이상 푸시만 해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다. 업무 전반에 만연한 비효율과 강제적 업무 할당으로 구성원들의 의욕은 바닥을 기었다.
생각건대 이 셀의 핵심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하는 가에 달려있었다. A, B업무를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만들어 선행 지표를 제고하고, 이로 인해 단기간에 대량의 리드를 확보하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따라서 자동화된 데이터 분석 / 조회 체계를 구축하여 한 두 명의 인원으로도 여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
셀의 비전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제시하여 떨어져 버린 에너지레벨을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했다. 각각 supply side / demand side로 나누어 플랫폼 비즈니스로서의 업을 다시 정의했고, 구성원들에게는 단순한 한 두 가지의 임무와 지표만을 부여하여 자신의 일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자신의 포지션과 맞지 않는 일을 오래간 하던 구성원들은 업무를 조정하여 자신의 역량이 더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했다.
그 사이 부침이 꽤 있었다.
먼저 왜 매출과 직결되는 일 대신 프로세스 개선에만 집중하는지라는 문의를 받았다. 프로세스 개선은 결과적으로 지수형 성장을 만들 것이다라는 논지로 논의를 꾸역꾸역 해결했다. 나는 10개의 업무를 10명이 수행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10개의 업무를 1명이 여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했다.(그조차 결과적으론 2주밖에 안 걸렸다)
선행 지표가 떨어지고 있는 데,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지 라는 질문 또한 계속 반복되었다. 해당 지표의 하락은 갑작스러운 비즈니스 모델 변경에 기인한 것이 자명하고, 서비스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놓아야만 한다라 주장하며 맞섰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월의 중반이 다가오는 가운데 아무런 성과가 발생하지 않자 challenge는 점점 강해졌고, 나 또한 조바심이 났다. 그럼에도 나의 비전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약 보름 후,
2(+6) 명이 하루 종일 수행하던 A 업무는 단 한 명이 한 시간만 투자하고도 해낼 수 있도록 개선했다.
1-2명이 하루 5시간 이상 투자하던 B 업무는 한 명이 한 시간 이내로 수행할 수 있도록 바꿨다.
C 업무는 내가 혼자 수행하는 것으로 프로세스를 바꿨다. 구성원들이 A, B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셀 성과에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주요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동화된 데이터 분석 체계를 구축하여 우리만의 이정표를 만들었고, 원치 않은 일을 하고 있었던 셀 구성원들의 직무를 전환하여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꼭 필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만 팀을 리빌딩했다. 운 좋게도, 잔뼈 굵은 시니어 1명과 요청한 그대로 수행할 자세가 되어 있는 주니어 1명이 단기간에 채용됐다.
모두의 노력이 모여, 아직 이번달이 1/5이나 남았음에도 지난달 대비 +127%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월 말에 가면 +150%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리라 본다. 나아가 빠른 시일 내로 우리 셀만으로도 전사 BEP를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짧은 기간 동안 우리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 우리 셀 구성원 모두가 충분히 음미했으면 한다. 우리는 겨우 네 명으로, 겨우 3주 만에 해냈다. 이들의 이력서에 빛나는 한 줄을 만들어줄 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매출에 직결되는 일 대신 프로세스 개선에만 집중하는 이유를 질문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우리가 여유롭게 많은 일을 해 낼 수 있었던 이유와 새롭게 확보한 리소스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질문한다.
선행 지표 개선 전략을 묻던 사람들은 이제 매출을 세 배, 네 배로 만들기 위해 뭘 더 도우면 좋을지를 문의한다. 개인적으로 이 또한 참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