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한스푼 #3

대우: Contraposition

by Scoop

여기 환상적인 날씨 속에 주말 데이트를 즐기는 한 쌍의 연인이 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죠. 두 남녀의 대화를 잠시 엿들어볼까요?

A :

"오늘 같은 날씨 좋은 주말엔 늘 너와 데이트할게!"

B:

"그럼 주말이 아니면, 나랑 데이트 안 한다는 거야?"

A의 말에 B는 장난반, 서운함반으로 반문했고 A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깁니다.



대우(對偶): 둘이 서로 짝을 지음

갑자기 무슨 커플의 대화가 나오고, A는 왜 생각에 잠겼을까요. 오늘 소개할 '대우'라는 수학 용어의 한자를 검색하니, 위 사진의 아름다운 커플처럼 '둘이 서로 짝을 짓는' 것을 지칭하더군요. 그래서 많고 많은 상황 중에 아름다운 커플의 대화로 시작해봤습니다. 이 이야기는 글의 말미에 이어가도록 하고, 이제 고등 수학에 등장하는 '대우'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일상의 대화 속에서 논리의 길을 잃지 않는 좋은 영양분이 될 테니 정신 잃지 마시고, 잘 섭취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대우(對偶):

어떤 명제의 결론의 부정을 가정으로 하고, 가정의 부정을 결론으로 하는 명제

'대체 뭔 소리야', '명제는 또 뭔데?' 이제 하나씩 보겠습니다. 명제는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을 말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명제는 '~는(이면) ~이다.'의 형태를 띠는데요, 그래야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사람은 포유류에 속한다.' 명제가 맞나요? 네, 명제입니다. 더불어 참이고요. 이 명제는 '만약 A라는 것이 사람이라면, A는 포유류에 속한다.'와 같이 가정+결론 형태의 구조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기존 명제의 가정, 결론에 변형을 주면 세 가지 새로운 명제가 탄생합니다.


(1) 결론 + 가정. 'A가 포유류에 속하면, A는 사람이다' 가정과 결론의 순서를 바꾼 것을 '역'이라고 하고,

(2) 가정의 부정 + 결론의 부정. 'A가 사람이 아니라면, A는 포유류가 아니다.' 이런 명제를 '이'라고 부르며,

(3) 결론의 부정 + 가정의 부정. 'A가 포유류가 아니면, A는 사람이 아니다.' 이게 오늘의 주인공 '대우'입니다.


위 3가지 명제와 같이 기존 명제, 역, 이 , 대우 명제에는 논리적인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기존 명제와 대우는 참, 거짓이 같은 결과가 나오고, 역과 이도 마찬가지로 참, 거짓이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즉, 기존 명제가 참이었다면 대우도 참이고, 역이 거짓이었으면 이도 거짓입니다. 신기하게도 기존 명제와 대우가 참이더라도 이 결과는 역과 이와는 어떤 연관성도 없습니다. 즉, 기존 명제가 참이어도, 역과 이는 참일지 거짓일지 모른다는 거죠. 우리가 일상에서 대화할 때에도 이와 같은 논리적 상관관계를 잘 따져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시, A와 B의 대화로 돌아가 봅시다. A가 말한 것이 진실된 약속과 같은 기존 명제라면, B가 묻는 질문은 그 명제의 무엇일까요? 네, 바로 '이'입니다. B의 질문은 A가 말한 문장의 진실성과 아무런 관련 없는 문장인 거예요. A는 날씨 좋은 주말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 날씨가 흐린 날, 평일의 데이트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안 했으니까요. A가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우리가 데이트 안 했다면, 아마 그날은 날씨가 좋은 주말은 아니었을 거야'만이 진실이 될 겁니다.


평일에도 매일같이 데이트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B가 알아주지 못하는 것. 그것이 A가 말 대신 생각에 잠기게 된 이유일까요? 전 그보다 다른 이유에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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