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의젓하기도 하셨네, 시와 그림 박희정, 꿈꾸는 늘보, 2024, 어린이문학
� 읽게 된 동기 & 책 소개
박희정 작가의 새로운 책 출간 소식이 내 일처럼 반갑다. 작가와 나는 오래된 인연이다. 서로를 ‘잠꾸리(잠꿀)’와 ‘섬마을 언니’란 별칭으로 부르는 우리는 20여 년 전 ‘줌마네(여성들의 자립과 예술적 성장을 돕는 곳)’ 글쓰기 반에서 만났다.
줌마네 12명 필자의 저서 <우리집 웬수들>(공저), 비유와 상징의 행복한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이 기획하고 감수한 <초등부모 공부심리백과-부모편+공부 맛 좀 볼래-아이편>(공저) 등 2권의 책 출간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그 후 우리는 각기 다른 시행착오와 부침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꿈을 놓지 않고 있던 잠꿀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본격적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하더니 1인 출판사 ‘꿈꾸는 늘보’를 통해 하나둘 출판이라는 성과를 내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반해 나는 아직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부럽기도 하고, 조바심도 인다. 물론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를 꺼내 들며, 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잠꿀처럼 내가 바라는 책 출간의 꿈을 이룰 날이 올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이번에 박희정 작가의 새 책 <엄마는 의젓하기도 하셨네>는 작가의 어릴 적 마음이 담긴 동시집이다. 열아홉 개의 시편으로 만나는 작가의 동심 속에서 내 어릴 적 기억 한 조각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잊혔던 동심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기도 한다. 나만의 공간에 대한 즐거운 상상, 언제나 컸던 새 옷과 새 신발, 달빛에 비치던 창호지 사이의 단풍잎 등 공감 가는 글들이 유난히 많았던 작가의 새 책. 좋은 추억을 공유한 것 같아 더없이 반가웠다.
✍ 마음에 새긴 문장
� 즐거운 상상
“나도, 내방 하나만 있으면 좋겠어. 나만 아는 비밀의 방! 슬며시 벽에 손을 대면 없던 문이 생겨나고 안으로 ‘쑤욱 들어가는 거야.” -p.22
“내 방에는 친구들이 많이 올 거야. 친한 친구 불러 실컷 놀다 가라 해야지. 집이 있어도 있을 데가 없는, 친구들 편히 놀다 가게 할 거야.” -p.23
� 새것은 커요
“새 옷은 커요. 내가 빨리 커서 그런 거래요. 새 신발은 커요. 내가 쑥쑥 커서 그런 거래요. 새건은 언제나 나보다 커요.” -p.24
� 가을날
“나뭇잎 곱게 물든 걸 보고, 엄마는 단풍을 모아다 창호지 문을 새로 바르고, 창호지 붙은 고운 잎들 보다가, 아버지는 비뚤어진 문살을 바로 세우고” -p.28
� 눈물
“내 마음 몰라줄 때 나온다. 알아주면 더 많이 나온다.”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