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터넷에 떠돌던 유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왠지 의외인 연예인 TMI를 열거해 둔 짤방이었는데, 이를테면 '송강호 국밥 못 먹음' '김국진 안경에 알 없음' '박성웅 한국외대 법대 출신' 같은 것들이었다. 여러 TMI 중 인상 깊었던 대목은 지코였다. '지코 갤럭시 폰, 갤럭시 버즈 씀'.
연예인 중에서도 힙하기로 소문난 지코가 갤럭시를 쓴다?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느껴 피식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두 스마트폰에 대한 이미지 차이가 크다는 걸 보여준 유머로 기억된다.
갤럭시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반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아이폰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점유율에서야 갤럭시가 아직 세계 1위라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삼성 모바일이 진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는 19%를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애플이 15%로 2위, 중국 제조사 화웨이(14%)와 샤오미(11%)가 뒤를 이었다. 한때 30%에 육박했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빈자리를 중국 저가형 스마트폰 제조사와 애플이 메우는 양상이다.
속살을 까보면 상황은 더 암울하다. 지난해 기종별 판매량을 보면 1~3위는 아이폰11(6480만대), 아이폰SE(2420만대), 아이폰12 (2330만대)로 애플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11과 아이폰12 판매량이 1억대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A51(2320만대), 갤럭시A21s(1940만대), 갤럭시A01(1690만대) 정도만 톱10 기종 안에 들었다. 삼성 프리미엄 폰이 판매량 톱10 안에 들었던 것은 2018년 갤럭시S9(1930만대)이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