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이지 투덜투덜 뉴욕, 뚜벅뚜벅 뉴욕

만드는 사람이 대접 받아야 한다

by 우성



나는 수학과 과학을 못했다.

학문적으로만 관심이 없는 게 아니고 지금도 못 하나 박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체질이다.




그래서 나는 뭘 만드는 사람들, 과학자들과 발명가들뿐 아니라 공사판을 지나가다가 보


이는 인부들까지 존경한다.


척척 공구리를 치고 벽돌을 올리는 그 기술을 존경한다.


동네를 지나가다가 차고에서 보닛을 열고 자기차를 고치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나는 워셔액도 어떻게 넣는지 모른다.


나에게 스페어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건 우주선을 달나라에 보내는 것이다.


컴퓨터 잘하는 사람들도 물론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너드(Nerd:부스스한 머리, 도수 높은 안경으로 대변되는 수학과 컴퓨터에


능한 범생이)’ 라는 말을 욕으로 사용해본 적이 없다.


경외의 대상이다.





돈이 금융업으로 몰리면서 인재들도 금융업으로 몰렸다. 아이비리그에서 우주항공을 전공한 인재들이 예전엔 NASA로 갔지만 이젠 금융인이 된다. 연봉이 수십 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선후배 세 명이 뉴욕에서 금융업에 종사했다. 모두 S대 공대 출신에 박사들이다. 그 아까운 이과 인재들이 금융업을 한다. 아니, 이제는 그 정도 이과 머리가 아니면 복잡한 금융업을 할 수가 없다. 물론 전통 은행 업무가 아닌 투자 관련이다.


실리콘밸리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반도체 만들고, 라우터 만들고, 컴퓨터 하드웨어 만드는 너드들이 IBM으로, 인텔로, 시스코로 몰려들었다. 뭔가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모든 젊은이들이 앱(APP)만을 만들려고 한다. 컴퓨터를 만드는 건 시시하고 쿨하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그쪽에 돈이 있다. 한 전문가의 표현대로 우주선 만들던 인재들이 이제는 섹스팅 앱만을 만들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스냅쳇의 장점은 주고받은 사진이 저절로 없어지는 것으로, 나체 사진을 주고받기에 편리한 장점으로 급성장한 앱이다.





시대가 변하고 유용한 것이 바뀐다.


하지만 세상에 이로운 물건,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 큰돈은 못 벌더라도 여


전히 대접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사진 보내고 잠시 후 없어지는 앱을 만드는 20대는 수억 달러를 버는데, 평생 집 만들고


길 닦은 사람들이 비웃음은 받지 말아야할 것 아닌가?


오늘 한국 신문의 기사를 보니까 20대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남자친구의 직업 1, 2


위가 건설업과 제조업 종사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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