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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성 Feb 24. 2017

영화, 그 시대를 이야기하다

효자동 이발사



     
이 영화뿐만이 아니다하지만 유독 최근 일 이년 사이에 영화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내가 나이가 들어서일 것이다
이 영화는 박정희의 집권 직전부터 시작해서 그가 죽고 난후 전두환이 집권한 직후까지를 그린다물론 전직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다그건 배경일 뿐


이발사가 주인공이다우연히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대통령 직속 이발사와 그 가족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무지막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말 한마디만 잘 못해도 한밤중에 쥐도 새로 모르게 잡혀간다던 시절의 이야기
하지만 엄연히 있었던 일들이다영화 속 무슨 바이러스와 설사에 관한 에피소드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만들어 불순분자를 색출해내겠다는그래서 대통령에게 이쁨을 받겠다는 당시 권력기관이 자행한 그와 비슷한 일들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옛날을 살아온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
자신들이 민주화 투쟁하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다 만들어놓은 것처럼 술 취해서 떠들어대는 그런 모습들.. 내 덕분에 니들이 이만큼이라도 사는 거다, 라며.. 
참 듣기도 보기도 싫었다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랬다



그때보다 나이가 더 든 지금도 그런 내 입장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그건 어차피 자신들이 겪어내야 할 시대였으니까그들보다 전 세대는 일제 강점기와 항일 투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또 힘들다딱 자신이 체감하는 만큼 힘든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할 것 같다기록적인 의미로라도그 일을 실제로 겪었던 사람의 증언보다도 기록이서류나 사진 또는 영상물이 더 후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더 설득력이 있으니까
어른들 가운데 박정희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들었다
그래도 박정희 때가 참 좋았지..”
어렵지 않게 듣는 말이다그때 경제 발전도 많이 됐다면서.



요즘 사는 게 하도 힘들다힘들다하니까 정말 예전에는 어땠는지 궁금해지곤 한다과연 박정희 때는 참 좋았는지그때는 열심히만 살면 희망이라는 게 보이는 삶을 살았는지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군사력을 등에 업고 쿠데타를 통해 잡은 정권과 십년도 훨씬 넘게 이어져간 독재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아직까지도 그에 대한 평가는 나누어진다시간이 더 흐른 가까운 미래에 그것이 역사가 된다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나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닌가 보다지난 정권에 대해 비꼬인 감정을 영화 속에 여지없이 풀어놓았다박정희에 대해서도
박정희가 측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일본말로 뭔가를 할 때자신이 일본군관 출신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때.. 그것 말고도 디테일한 비꼬임이 여기저기 있었던 것 같다시대물 하면 빠지지 않는 월남 참전 용사의 비극은 배우 류승수의 잘려서 의수가 끼워진 왼쪽 손목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다시 봤던 포레스트 검프와 이 영화가 비슷한 면이 꽤 많은 것 같다한 사람의 삶을 통해서 시대를 그려낸다는 점이아직까지 꽤나 직업의식에 충실한 예술가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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