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내 발아래

by 최하늘

기상캐스터 씨발년이 오늘은 맑댔는데

내 마음에는 여전히 비가 온다


나는 예술로 돈 벌 거라지만

습작 하나 없는 소설가


원고는 비워 두고 망상만 하다가

검지의 굳은살이 떨어졌다


예술가 놀이는

여기까지다


다시는 펜을 들지 못하게

야쿠자처럼 마디를 자를까


어둠 속에서 망설이다가 쥐게 된 리볼버

검지는 방아쇠를 당기려 남겼다


시작된 러시안룰렛

밤마다 나와의 승부


방아쇠를 5번 당겨도 재수 없게 살아남아

다시 총구를 겨누려던 찰나


마지막 이성이 날 다그쳐

정신 차려 병신아!


방아쇠에서 손을 떼자

한강이 흐르고 있었다


마포대교 난간 끝에서

등 뒤로 무심하게 지나가는 차들


도시는 내 발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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