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사과'
지난 주말 소파에 누워 단조롭게 리모컨 버튼을 누르다 우연히 새벽 두 시까지 독립영화 '사과'를 보게 되었다. 아주 무덤덤하고 밋밋한, 그리고 희뿌옇게 흩어지는 화면 뒤로 담백한 현실이 녹아져 있어서 그런가 공감과 아쉬움과 바람이 반복적으로 교차했다.
영화에서 행복한 결혼은 신혼 이후의 모진 현실의 벽으로 결국 파경으로 치닫게 되었지만, 그래도 문소리는 '사랑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본 적이 없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골이 깊어진 남편의 뒷모습을 끌어안는다.
사랑도 현실도 무뎌져가는 시간의 무게 앞에 가끔은 한낱 종잇장처럼 흩날릴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랑하겠다는 마음 하나 변치 않겠다는 그 다짐과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더욱 아끼고 한껏 사랑을 쏟아내는 것이 부부 사이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사랑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껏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