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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효진 Jul 24. 2022

교육소설 ep17.

채윤의 생일파티와 새로운 사실들

* 소설은 허구이며 소설에 등장하는 지명, 학교, 학원 이름, 인물 등은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채윤엄마에요.
채윤이가 다음 주에 생일인데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해서 
조심스럽게 생일 파티를 열어볼까 해요.
제가 장소는 대관해놨으니까
다들 편하게 애들 데리고 오셔서 놀다 가세요.


 현주는 생일파티에 초대한 멤버를 모아 새로 판 단톡방에 메시지를 남겼다.



 아이들의 생일파티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생일파티 초대 명단은   아이들의 관계 지형도를 가장 명확하게 가늠해볼  있는 지표가 된다.

같은  전체를 초대하다시피 규모 크게 여는 생일 파티는 많은 아이의 연중 최대 이벤트다.

 생일을 앞둔 아이들은 그중에서 누구를 초대하고, 초대하지 않고 간택의 과정을 거친다.누군가는 초대받기 위해 잘 보이려 최선을 다하고, 누군가는 초대받지 않아 크게 상처받는다.


 관계에 무심한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초대받지 못한 많은 아이는 상심에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는 엄마들은 분노로 부들거리며 내 애의 생일파티는 더욱 성대하게 열 것이며 절대 그 아이는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 복수를 다짐하기도 한다.


 코로나로 인해 반모임 뿐 아니라 반 전체를 초대하다시피 하는 대규모 생일파티 문화가 주춤했었는데


채윤이가 재개의 신호탄을 날린 것이다.



어머, 채윤이 생일이군요.
거리두기 해제되니까 
다시 이런 것도   있고 너무 좋네요.
당연히 가서 축하해줘야죠.
어쩌죠? 저는 선약이 있는데..
시간 바꿔서 최대한 가볼  있도록 할게요.

​​

 축하 이모티콘을 담은 엄마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하진이와 민재는 의도적으로 뺐다.

단톡 초대 명단을 본 엄마들은 이 무언의 메시지를 잘 알아챘으리라.




채윤 엄마, 이번에 애들 한국사 스터디 모은다면서요.
하진이도 같이 했으면 하는데 자리 있어요?



 톡창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다른 창의 개인 카톡이 울렸다.

역시 양반은  되는 하진 엄마다.



이미 멤버가  구성되어서요.
하진이는 다른 친구들이랑 알아보셔야   같아요.



  엄마는 알기 힘든 아들 엄마들 사이의 일들을  전해주던 하진 엄마였다.

 유용한 측면이 있었지만 채윤이를 놀린 이상 앞으로는 엮일 일이 없게  것이다.\

혹시 또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몰라 대놓고 적개심을 드러내지는 않고 적당히 거리만 두기로 했다.



‘내가 지금 너랑 한국사 묶게 생겼냐.’



 현주는 탄식 같은 혼잣말을 내뱉으며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켰다.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위아래로 까딱이며 스크롤을 내리자 폴바셋 아이스크림 라떼 사진을 올린 민재 엄마의 피드가 보였다.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정신없었던 지난  ,
이제야 조금 정리가 되는 기분. ​
떠날 사람은 떠나고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 ​
#떠나겠다는사람안잡는편




뭐야? 지금 이거 나 보라는 거지?




 현주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저격도 할 줄 알았어?!



  영어유치원에서 알게  이래로 바쁜 워킹맘이라는 포지셔닝 아래  직접 알아볼 생각은  하고 궁금한  있을 때만 전화해서 정보만  빼가는 민재 엄마가  얄미웠다.


 발품 팔아가며 여기저기 설명회 다 직접 다녀보고 알게 된 정보들을 그저 ‘고맙다’는 한 마디로 싹 가져가는 얌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더니 이제는 으레 때 되면 학원 정보 알려주고 팀 짜주는 무료 컨설턴트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어디 학원 보내자고 하면 군말 없이 다 보내주는 턱에 몇 년간 팀 짜는데 든든한 멤버 역할을 해주긴 했다. 그 이점을 최대한 이용했기에 솔직히 엄청나게 유명한 곳 아닌데 잘 모르는 민재 엄마에게 부풀려서 말한 곳도 꽤 있었다.



그래도 채윤이 보내는 곳인데 내가 아무 데나  고르지.



 그래도 의지할 데가 없는 민재 엄마에게 정보를 전해주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우주의 중심에 선 것 같아 은근히 즐기긴 했다. 민재가 공부를 꽤 잘하는 데다가 그간 민재 엄마 덕에 꽤 쏠쏠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민재에 대해 이사한 소문도 도는 데다  채윤이에게도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친 이상 곁에 둘 수 없다.



그래, 나없이 이번엔  누군한테 붙어서 시녀짓하면서 얼마나 잘되나 보자.





 현주는 채윤의 생일파티에 입힐 원피스를 사기 위해 차 키를 들고 집을 나섰다.



​​​

어, 현주야. 여기야!




 테이블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민선이 보였다.



 민선은 중학교 동창이다.


존재감 없던 중학생 현주가 마음 터놓고 지내던 몇 안 되는 친구였다.


민선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기지배, 어떻게 지냈니? 진짜 너무 오랜만이다.




 민선이 미간에 힘을 모아들어 올리며 현주의 위 팔뚝을 쥐었다 놨다.



 수더분한 인상이었던 민선은 미국에 간 뒤로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패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파슨스에 진학한 민선은 눈꼬리를 한껏 치켜올려 길게 뺀 아이라인과 백리스 탱크탑을 입고 찍은 사진을 종종 싸이월드에 업로드했다.


 같은 패션스쿨에 다니고 있는 아린맘 연지와 함께 찍은 사진도 간혹 올라왔다.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다른 은하계로 떠나버린 듯했다. 사진이 한 장씩 새로 올라올 때마다 민선과 현주 사이의 거리감은 점점 더해져 나중에는 몇만 광년의 시간이라도 끼인 듯 멀게 느껴졌었다.



 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오면서 랜선 상의 친구관계는 계속 유지했지만 실제로 만난 건 유학을 떠났던 그때 이후로 처음이다. 그사이 민선은 뉴욕에 있는 패션 회사에서 일했고 미국 남자와 결혼해 애를 낳았다. 20년이 넘는 시간만큼 민선과 현주는 너무 달라져 있었다.



나야  채윤이 낳아서 키우느라고 정신없었지. 이번에 한국 아예 들어온 거야?


,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이제 다시 한국에서  지낼  같아.




왜 갑자기 한국에 들어오게 된 건지, 남편이랑 갈라서기라도 한 건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이번에 올린 가방 예쁘더라. 나도 하나 주문했어.




 현주는 대화 주제를 돌렸다.




, 진짜? 고마워. 미국에서 일하다가  낳고 나니까 경력 단절되는  똑같더라.  그래도 아시아 여성으로 job 갖기도 진짜 지랄맞게 힘들었는데. 이번에 한국 들어오면서 내가 디자인한 것도  팔고 바잉도  해서 편집샵 차려보는 것도 괜찮을  같아서 반응 보려고 올린 거야.




 중학교 때처럼 여전히 가감 없이 솔직한 말투. 갑자기 멀어졌던 민선이 다시 친구로 느껴졌다.



엄마들이 가볍고 스타일리시한 가방 좋아해서 인기 있을  같은데?




민선은 고맙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현주의 손등 위로 본인의 손을 포개어 잡았다.



너 애는?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지 않나?


,  그래도 국제학교 넣으려고 면접 보는 중이야. 그게 뭐라고 진짜 뉴욕에서부터 과외 붙여서 면접 준비했다. 시민권자들만 받는 인가학교래서  널널할  알았는데 미국 시민권만 있지 한국식으로 빡세게 돌려서 애들이 워낙 잘한다고 해서. 한국에서  낳아서  키우고 있는 네가 진짜 대단하다.  미국 살아보니까 우리 애도 한국 입시 보게  자신 없어.



 현주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나저나  연지랑 같이 파슨스 다녔지? 연지 딸이 채윤이랑 같은 반이야.  잘나가던 연지도 이제  같은 학부모다.


연지?


, 걔도 너처럼 미국에서    같았는데 한국 와서 그냥 우리 애들이랑 같은 학교 보내는   신기하더라고.


아, 연지는...




 민선이 양 검지를 서로 교차하며 말 꺼내기를 망설였다. 화려한 네일과 열 손가락 빼곡하게 낀 실반지가 조명을 어지럽게 반사하며 아른거렸다.



나도 인스타에서 한국에서 지내는  보긴 했는데. 채윤이랑 같은 학교인지는 몰랐네. 연지가 중간에 학교 그만두고 한국 가버려서.


뭐?


 현주는 생각도 못 했던 이야기에 눈과 입이 벌어졌다.



연지랑  중학교 때는 서로 하나도  친했잖아. 걔가  잘나갔어야지. 근데 미국에서 만나니까 처음엔 그래도 거기서   되는 한국인이라고 게다가 중학교 동창이라 엄청 반가웠거든. 한국에선 하나도  가까웠어도 외국에서 만나면 절친되잖아. 그래서 같이 한인타운에 있는 클럽도   가고 그랬었는데.




 민선을 망설이면서도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갔다.



  드링크 프라블럼이 있더라고, 드럭 어뷰즈도  하는  같고. 그래서 수업도 많이 빠지고 하다가 나중에는 제적당했어. 내가    스튜디오에도 가서 깨우고 그랬는데 애가 일어나질 못하더라고.


걔가 학교를 중퇴했다고? 나는 전혀 몰랐는데.




 현주는 며칠 전 본 피드가 생각나 인스타그램을 켜 아린맘의 계정에 들어가 보았다.



 아린이와 얼굴을 맞대고 화사하게 웃고 있는 둥그란 사진 옆


뉴욕댁 아린맘의 행복한 일상, 엄마표영어  적인 프로필 문구가 보였다.




제가 파슨스 다닐  많이 갔던 베이글 가게. 그땐 한국 가서 학교  분식집 떡볶이가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지금 보니  베이글 가게가 너무 그립네요.이제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으니 
조만간 아린이, 세린이 데리고 가서 엄마의 추억이 담긴 뉴욕 맛집들을 데리고 다녀야겠어요.

 ​#뉴욕 #베이글맛집#아린맘




 졸업했다는 말은 없지만, 당연히 졸업했을 거라 생각하는 팔로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는 것이 보였다. 뉴욕에서 괴롭고 힘들었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 그럼 뭐야. 연지 고졸이야?




 민선도 고개를 빼고 피드를 함께 보았다.



다른데 다녔다는  안보이는  보면 그런 거겠지?



 그렇게 대단해 보였던 아린맘이 순간 우습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정시로 인서울 대학을 가고 졸업을 마친 자신이 더욱 기특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국 가길래 요양하러 가나 했는데 그래도 종범이랑 결혼해서   낳고  살길래 치료 잘하고  지내나보다 했어.


,  지내다마다. 나름 지금 인플루언서잖아.



 현주는 양손을 들고 검지와 중지를 펴 따움표 모양을 해 보이며 ‘인플루언서’를 강조해 보였다.



 평생 잘나가지 . 인스타에 보니까 연지랑 어울려 놀던 중학생  일진 무리 있지? 걔넨 아직도 연락하고 만나더라.  중학교  하나도  즐거웠고 그때 애들  빼고 하나도 연락  하는데. 걔넨 나름대로 그것도 우정이었나 .  학교가 자기네 중심으로 돌아가니 즐거웠겠지.


나도   중에선 유학 가서 아린이랑만 친해졌던 거라 나머지 애들은 전혀 몰라서.




 민선은 꼬았던 다리를 풀어 반대쪽으로 다시 꼬았다.


 


일진.. 그딴  뭐라고  유치한 거에 엄청 쫄고 한편으론 끼고 싶어 하고 그랬었다.



 현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꽂힌 빨대를 무한대 모양으로 휘저었다.


유리잔 밖에 맺힌 성에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채윤이 또래 아이들 엄마들만 만나느라 속마음 편히 터놓을 상대가 없었는데 민선을 만나니 무장 해제된 것처럼 마음 속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왔다.




​​​​







 민선과 헤어지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카톡이 울렸다.



채윤 엄마 완전 또라이잖아요. 순진한 엄마들 등쳐먹어서  명품사는데




 현주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반톡방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메시지를 읽었다.


이내 눈앞에서 메시지가 바뀌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반톡을 오픈카톡으로 만든 탓에 정확히 누구 엄마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미친. 이래서 실명으로  들어오게 했어야 하는데.



 현주는 글을 보낸 사람의 프로필 사진을 확대해보았다.


 캠핑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이었다. 밤에 찍은 터라 누군지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어른들은 캠핑 의자에 앉아서 멀리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찍은 것 같았다.



 장소가 낯이 익었다. 크게 확대해서 이리저리 살폈다.


캠핑 테이블 끄트머리와 캠핑 의자의 팔걸이 부분이 아린맘 피드에서 본 것과 같아 보였다.



연지는 저번에 인사해서 프로필 이거 아닌  아는데.

 그럼 자기네 캠핑장에 초대했던 가족인가.


​​


 현주의 심장이 요동쳐 귀까지 맥박이 느껴졌다.



 현주는 인스타그램을 켜서 다시 한번 아린맘 계정에 들어가 보았다. 아까 찾았던 창이 종료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주말마다 캠핑장에 가서 사진이 많았다.



가만 보자 민재, 하진, 이안.. 이렇게 초대한 애들이 많아.




 당장 누군지 특정이 불가했다.


현주는 우선 호흡을 가다듬고 카톡을 남겼다.



어머님들, 우리 다들 대학 나오고 배운 사람들이잖아요.
누군가 실수로 보내셔서 깜짝 놀라 삭제하셨을 거로 생각합니다.
앞에서든 뒤에서든 수준 이하의 대화는 주고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주는 차에 올라타 소리를 지르며 거칠게 핸들을 내리쳤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몇 번을 더 내리쳤다.


주먹이 클락션에 빗맞아 ‘빵’하고 소리가 울렸다.



으으으, 대학도 안나온 년이 지금 엄마들 모아서  소문이라도 내고 다니는 거야 뭐야. 내가 이것들. , 하아.




 현주가 내뿜는 숨에 차 앞 유리에 서리가 뿌옇게 꼈다.








 채윤이의 생일 파티 날이다.


오늘을 위해 새로 주문한 원피스를 채윤에게 입히고 에어랩으로 머리를 정성껏 말아 컬을 넣었다.



 그중에서도 친한 여자아이들은 따로 불러 전날 밤 파자마 파티를 해주었다. 미리 준비한 잠옷을 다 같이 맞춰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도 잔뜩 찍었다. 자기 전엔 키즈용 마스크팩을 함께 붙이고 서로 네일을 발라주며 수다를 떨었다.



채윤아,  오늘 네가 주인공이야. 최고로 행복한 하루 보내.




 현주는 채윤의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



엄마, 내년에는 우리  말고 아린이처럼 캠핑장 빌려서 생일 파티해줘. 그리고  키즈카페 가기 전에 애들이랑 인생네컷 찍을래.



아린이? 알았어.


현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엄마가 내년에는  신경 써서 크게 해줄게. 우리 채윤이가 당연히 제일 이쁘고 화려하게 해야지.




 아이들과 인생네컷을 찍고 예약해둔 키즈카페로 이동했다.


같은 반 남자아이들과 엄마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채윤 엄마, 생일파티 열어줘서 고마워요.
아들만 있어서  선물은 대체  사야 할지 몰라서 고민 많이 했어요.
근데  맨날 시커먼 남자애들 것만 사다가 백화점 가서 딸들  보니까 내가  설레더라고요.




 건이 엄마가 잔뜩 수식어를 붙이며 생일 선물이 담긴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에 쓰인 브랜드 이름을 보니 머리핀을 사 온 모양이다.



, 감사해요.
여기 저랑 채윤이도 좋아하는 곳이에요.
여기 앉으세요.




 현주는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니 근데 민재가  보이네요? 원래 채윤이랑 항상 붙어 다니던 남자애 아니였어요? 학교도  나온다더니 여기도  왔나.



채윤이랑 붙어 다니다뇨. 그냥 학원 몇군데 겹친거죠. 근데 학교를  나와요? 민재가요?


어머, 채윤이한테  들으셨어요?
민재보고 애들이 정신병자니, 변태라니 놀린다더니 민재가 크게 상처받았는지 
이번 주부터 학교를  나오더래요.
건이가 학원 엘리베이터 기다리다가 민재가 소아정신과에 엄마랑 들어가는  봤대요.
  듣고 어찌나 걱정되던지.
원래 가까웠던 사이는 아니라 직접 연락해보지도 못하고 있어요. 기도나 열심히 해야지.





진짜 걱정이 되면  밖에 내질 말아야지.’



 세상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걱정을 빙자한 남의 말 소문 내기는 진짜 걱정이 되어서 하는 이야기인가. 친해지기 위해서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 소재인가. 나는 그 일을 겪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충분히 확인받고 싶은 행위인가.



 건이 엄마가 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민재를 J 학원에서 빼고 생일파티에 초대 안 한 것만으로는 무언가 성에 안차고 아쉬웠는데 학교도 못 나올 정도로 고통받고 있다니 손 안 대고 코 푼 기분이었다.



아유, 민재가 그렇다고요?
저도 요즘 채윤이 생일파티다 뭐다 바빠서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현주는 건이 엄마를 향해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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