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성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
과연 성교육은 오직 미성년자들만의 것일까요?
우리나라도 꽤 의식 수준이 높아져서 성교육도 필수교육으로 들어가있고, 성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도 많아졌어요. 성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낮아진 것이죠. 성교육 강사들도 많아졌고,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불리는 성에 대한 의식도 남, 녀를 떠나서 예전에 비해서는 많은 진보가 이루어 졌어요. 참 다행스러운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진보한 사회와 성인식과는 또 다른 의미로 여러 성범죄나 성에 대한 미숙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을 겁니다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심리적, 사회적으로는 청소년기가 증가하여 미숙한 시기가 이전보다 확장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같았으면 만 18세 이상이면 성인이라 인정도 받고 본인들도 사회적으로 독립을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면 현재는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전히 20대는 불안하고 미숙한 시기의 연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20대들을 비난만 할 수는 없어요. 사회가 발전하고 100세 시대로 갈 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거든요. 비단 우리 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결국 '청소년 시기'라는 것이 일반적인 숫자로서가 아닌 '사회적 나이(social age)'의 개념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동은 과거보다 빨리 성장하고 더 일찍 사춘기에 도달한다. 그들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렇게 빨리 성인이 되지는 못한다.
Gitelson & MoDermitt, 2006:858
그래서 만 18~25세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청소년기 지독한 성장통을 앓고 나서 대학에 입학했더니 더 험난한 세상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방황하고 좌절하게 되죠. 따라서 이 시기에 자신이 성인으로 독립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야 하고 세상을 배워나가야 합니다. 성교육도 마찬가지죠. 성인이라고 다 알겠거니...라고 그들을 놔두기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성갈등, 성범죄, 스토킹 범죄들도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세대별로 성교육이 전부 다르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청년기에서도 성교육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들을 교육하는데 좀더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합니다. 청년기는 단순한 성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청소년기에 무조건 포함시키기도 어렵죠. 청소년기의 연장선이면서 성인이 갖추어야 할 부분과 누릴 권리가 포함되는 복잡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를 이해하기 위해 특징을 알아야겠죠. 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위기청소년의 성인되기> 김향초 저'에서 참고하였고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매우 되더군요.
첫째,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보다 수준 높은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직업을 얻고 경제적인 자립능력을 갖추게 되는 시기가 늦추어질 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도 점차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성년이 유예되는 특징을 갖게 됩니다.
둘째, 여성에게 교육과 취업의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여성이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자 하고, 자신의 20대를 결혼과 출산 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얻고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쌓는데 투자하려는 경향이 높아졌습니다.
셋째, 서구에서 시작된 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혼전 성 경험과 동거에 대해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됨으로써, 다양한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결혼을 하지 않고도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많은 진보가 이루어졌고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성교육은 시간 때우기 정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헐적인 성교육 시간의 배정과 여성 청소년들에 대한 성교육의 치우침으로 오히려 남성들의 성인식이 외면되기도 합니다. 세상은 남녀와 다양한 세대가 섞여 살아야 하는 곳입니다. 그 안에서 조화롭게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정부 정책자들이 끊임없이 세대별로 다른 올바른 성교육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합니다. 그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