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산부인과 의사로서 진료를 하다 보면 성인 여성 조차도 정확한 우리의 몸의 명칭이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때론 이런 점 때문에 의사 소통도 잘 안되고 하고, 환자 역시도 자신의 불편감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이럴 때마다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의 한계를 명확히 느끼곤 합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난다는 이야기만 주구장창 떠들어대면서 오히려 정확한 여성과 남성의 신체의 차이, 신체 구조의 명확한 명칭 등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려면 어른들부터 제대로 본인의 신체와 성에 대해서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간혹 ‘고추’, ‘짬지’, 등 최근에는 ‘소중이’로 뭉뚱그려서 생식기를 언급하는데 이는 사실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부드러운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사용하지만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구조를 이해하고 양지에서 생식기를 언급하는데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신체에서 어느 곳 하나 소중한 곳이 없습니다. 따라서 생식기를 ‘소중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 어느 타인도 나의 허락없이 신체의 어느 부위도 만져서도 함부로 대해서도 안됩니다. 또한 생식기를 더욱 음지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정확한 신체 부위의 명칭을 알아야 하는 것이죠. 언어가 가진 힘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생식기는 외생식기와 내생식기로 나뉘어집니다. 외생식기는 크게 겉의 피부로 이루어져있는 대음순이 있고 대음순과 질을 경계 지어주는 날개 형태의 소음순이 양쪽에 존재합니다. 음맨 꼭대기에 음핵 포경이 있어 음핵을 덮고 있으며 음핵과 소음순 안쪽에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가 존재합니다. 요도의 아래 쪽에 질 입구가 존재하고 질은 약 8~10cm까지 원통형태로 자궁경부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이 외생식기는 진짜 생식기가 아닙니다. 실제 생식능력을 지닌 것은 안쪽의 내생식기인 자궁, 난소, 난관입니다. 마치 사람이 양쪽 팔을 펼치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자궁의 크기는 주먹 정도의 크기로 보시면 됩니다. 골반강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양쪽에 나팔관과 난소가 이어져 있습니다. 나팔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오작교 역할을 하게 되고 여기서 만나 생긴 수정란이 대략 5~6일간 데굴 데굴 나팔관을 이동하여 자궁 내막에 착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자, 어떠세요? 이렇게 차근 차근 우리의 몸에 대해서 바라보니 좀 더 달리 보이지 않나요? 여전히 이런 우리의 생식기가 음지에서만 수치스럽게 봐야할 대상으로 보이시나요? 특히나 여성들은 신체 구조 상, 자신의 생식기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더 생식기에 대해 수치스러워 하는 경향이 많고 포르노를 통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성착취가 이루어지는 시선으로 여성도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른들조차 자신의 생식기를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럽게 여기는데 이런 우리가 아이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 모두가 본질을 보기를 원합니다. 그러려면 제대로 대면하려는 용기와 그로 인해 얻는 정확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교육과 성범죄 예방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저와 함께 우리의 몸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