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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Sep 29. 2021

우리에게 '순결'이란?

'순결'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순결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순결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고 계시는 순결이란 무엇이고 그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고민을 한번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결관의 관점을 처녀막을 기준으로 보고 있어요. 순결관의 역사적 배경은 과거 재산 상속의 친자를 확인하는 방법이였는데요.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지 못하고 현재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여전히 처녀막을 기준으로 순결을 생각하고 있어요. 또한 '막 '이라는 표현 때문에 질 입구가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완전히 막이 있는 경우는 의학적으로 매우 드물고, 오히려 생리혈을 배출시키기 위해 그 입구를 수술적으로 열어주어야 하는 의학적으로 문제되는 상황이에요.  이 막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질 입구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질 입구 모양을 따라 여러 형태로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막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처녀막이 아니라 질막이라고 표현하는게 맞고, 이 질막이 없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런 기관을 가지고 성교의 유무를 따진다는 생각 자체가 매우 고리타분한 생각이죠. 


  우리나라는 결혼 전에 성관계를 하면 순결을 잃는다는 순결관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이런 생각들은 우리의 성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고 봐요. "혼전에 성관계를 해도 좋을까?" “안 좋을까?” 순결에 대한 생각은 자기 스스로 결정해야 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 후에 첫 성관계를 하는 데에 가치를 두고 지키는 사람들도 있고, 혼전 성관계를 후회하지 않는 속궁합의 이야기로 필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지 생각해보세요. 


  이제 20세이면 성인다운 삶을 준비해야 하죠. 건강한 성을 유지하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성적인 자기 기준을 세워보는게 중요해요. 상대, 보통은 여자의 순결을 이야기하는게 아닌 나의 순결을 생각해보고. 처녀막이 순결의 기준이 아니라 관계의 대화의 깊이, 교감의 정도, 상대방에게 얼마나 진실하고 성실한지가 기준이 되어야 해요.


  저는 이제는 낡은 의미의 혼전 순결에 우리 모두 집착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순결의 통속적인 의미는 결혼 전 육체적인 성 행위의 금지와 일부일처제에 따른 건전한 결혼 생활의 보장을 의미해요. 섹스나 결혼은 남자, 여자 혼자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좁은 의미의 순결은 남녀 공통의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여자만이 지켜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더 나아가 순결을 지키는 남성을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낡은 관념도 아직 공공연하게 존재합니다. 이런 이중성은 기득권, 우리 부모 세대에서 뿌리깊게 내려오는 관념으로 최근 성의 자유화와 젠더의 평등 물결에서 이제 바뀌어야 하는 낡은 편견일 뿐이에요. 


  혼전 순결, 요즘 많이 성에 대해 많이 오픈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혼전 순결을 특히 여성들에게 요구하거나 바라는 경우가 있죠. 최근까지의 혼전 순결에 대한 시각의 변화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죠. 1970년대 연구에서는 여학생의 95%가 혼전 순결을 지지했으나, 1980년대에는 81%, 1990년대에는 67%로 감소했어요. 혼전 순결에 대한 태도가 점점 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너무 오래 전이라구요? 가장 최근 2003년 연구 결과에서는 결혼할 사이라면 성관계를 가져도 된다는 응답이 46.1%로 결혼할 사이라도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응답 26.8%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고 있어요. 그 외의 민간에서도 조사를 했죠. 2012년에 '두잇서베이'에서 실시한 대학생 성의식 조사에 따르면 결혼 상대(배우자)의 결혼 전 성생활 인정 정도에서 남학생들은 "자신과 결혼할 상대의 순결은 매우 중요하다."를 많이 선택하였지만 여학생들은 "좀 거슬리긴 하지만 감안하고 결혼한다."를 선택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2013년에 결혼정보회사인 '비에나래'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상대 남성이 성적 경험이 없으면 이성을 잘 모르겠다는 꺼림칙한 기분이 들 것 같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어요. 혼전 순결은 여성에서 문제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남성들도 이런 편견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죠. 설문조사를 실시한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상대에게 성적 경험이 없는 걸 반기지만은 않는다."라고 언급했어요. 2016년에 결혼정보회사인 '가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여성 중 65%는 연애경험이 많은 남성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반면 연애경험이 많은 여성을 선호하는 미혼남성은 29%에 불과하여 이성 간 여전히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대체적인 사회적 경향의 변화를 알아보았으니, 이제 우리 자신의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어렸을 때 성폭행이나 강간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세요. 너무 맘이 아픈 상황이지만요. 지금까지의 순결의 의미로는 내가 사랑하는 이는 순결하지 않은 부도덕하고 더렵혀진 존재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순결을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리적이고 단순한 삽입섹스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사랑의 존귀함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즉,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주제를 좁은 의미의 순결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의미로 관심을 옮겨와야 하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여친의 순결이 나에겐 어떤 의미인지 여친이 아직 관계는 아닌 것 같다고 한다면 상대의 순결관을 이해하고 지켜줄 수 있는지, 반대로 처음이 아니라고해서 내가 여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건 아닌지, 그런 얘기를 솔직히 서로 나눌 수 있는 성숙한 사이인지, 여성에게만 순결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 나 남자에게 순결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고민해보시고, 이런 주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사랑하는 이와 이야기도 해보세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자신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메타인지는 성 인식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해요.  책임져도 좋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존중하기에 진도가 나가는 커플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런 대화를 나눠보는 것. 그러면서 그 사람을 좀 더 알게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게 되는 그런 단계의 멋진 사랑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내 인생의 정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요.   앞으로 올바른 성 가치관이 바탕이 되고, 행복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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