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감사하지 않고 살았다

불평불만이 가득한 이야기(January, 2025)

by 심코

지나고 나면 또 잊고 살까 봐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또다시 감사보다는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있을 미래의 나에게 과거의 나의 생각을 전하려 이 글을 쓴다. 이렇게 쓰고 미래의 내가 계속 읽으며 시행착오를 줄여가기를 바라며.


외국 땅에 와서 살면서 처음으로 크게 아프고 사람들의 친절을 받고 나니 문득 나는 사실 많은 것들을 감사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2025년의 목표가 불평불만보다는 감사하기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한 것 또한 이 위시리스트가 아직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겪는 많은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비꼬아서 들었다. 어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밴프여행을 떠났을 때도 나는 경이로운 자연을 감탄하면서도 홀로 감당해 내야 할 것들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캐나다에서 구한 일자리들에서도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들이 쌓여갔다. 지금 내가 토론토에 온 것도 어쩌면 친구와 비슷한 시기에 워홀이 되어 와서 함께 살게 된 것도 이제 다시는 올 수 없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고 불평불만만 늘어갔다. 캐나다에 혼자 와서 살게 되면서 나는 화가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아니 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람들의 행동이 많아졌다고 하는 게 맞을까. 나는 그때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기보다는 나의 기분 나쁨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들을 찾아들었다. “캐나다에 온 이후에 “라는 핑계를 들었으나 사실 한국에 있을 때도 나는 현재에 불만족스러워한 적이 많았다. 친구들과 또는 가족들과 여행을 하던 중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만 마음속에 모아놓고 그 기분을 겉으로 드러내 여행을 망치기도 했다. 물론 정말 행복하기만 했던 여행들도 있으나, 사람은 힘들고 불편함이 있을 때의 모습에서 본성이 드러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의 경우 참으로 쉽게 마음이 상하고 혼자서 안 좋은 생각들을 스스로 키워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우습게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나는 쉽게 마음이 풀리고, 불만스러웠던 여행이나 시간들도 나중에 되돌아볼 때면 좋은 것들만 떠올리며 나의 과거를 부러워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그 순간을 온전히 행복해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리고 불평불만을 하느라 그 소중한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해. 그리고 그 당시에 불만족스러웠던 과거는 아쉬움이 되고 또다시 불만족스러운 현재와 그 과거를 비교하곤 했다. 서른이 넘어서는 나와 다른 성향을 지닌 친구를 “결이 다르다”는 이유로 첫인상과 몇몇 상황들만으로 판단하고 거리를 두었다. 아니 어쩌면 모든 주변 사람들과 한 두 가지 나와 맞지 않는 이유를 찾아 거리를 두었는지도 모른다. 언제라도 기분이 상하면 멀어지기 위한 적당한 거리를 말이다.


처음 밴쿠버로 워홀을 혼자 떠나올 때 나는 나를 더 많이 알아가고 싶었다. 때로는 친구들이, 가족들이, 남자친구가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몸이 아프고, 일이 힘들어서 별거 아닌 일에 짜증이 나는 거 아닐까라고 했을 때 나는 정말로 이 일은 짜증 나고 화가 나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 일들이었다. 정말로 나는 사소한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이길 바라고, 스스로도 남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여전히 쉽지 않고 그 순간에는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불평불만보다는 감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올해 비공개 포스팅으로 불평불만이 있을 때마다 그 불만들을 적고 나중에 지나고서 그게 정말 불평할 일이었는지 좋은 점들이 없었는지를 되짚어보고 있다. 아직 과정에 있지만 모든 불평불만 속에서도 감사할 일이 있었고 불만이었던 일들은 대부분 좋은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감사할 일들을 찾아내는 것이 그렇게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올해의 나의 바람이다.


여러 가지 위시리스트 중 한 달에 한번 브런치스토리 글을 발행하기가 있기에 더 열심히 글을 써보려 한다. 아직은 글의 흐름도 끝맺음도 엉성하지만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될 때가 있고 정리되지 않더라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좋을 때도 많다. 꾸준히 네이버 블로그를 쓰는 것도 이렇게 브런치작가로 선정되어 글을 발행하는 것도 너무 감사한 일들이다.


덧붙여 최근 읽은 최진영 작가님의 장편소설 “원도”의 원도와 구병모 작가님의 장편소설 “아가미”의 강하와 곤, 그리고 손원평 작가님의 장편소설 “튜브”의 김성곤 안드레아에게서 어느 한편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캐나다에 와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나의 어두운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이 또한 내가 생각하기에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밑거름이 되는 시간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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