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안 좋을 때 살펴봐야 하는 것에 대하여(february, 2025
한국에서는 주말마다, 그리고 평일에 개인적으로 운동을 가지 않는 날이면 항상 누군가를 만나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캐나다에 비해 내 기분을 살피지 않은 채 바쁘게 지내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보다 한국 책을 더 많이 읽게 된 캐나다에서의 생활에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레몬심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을 들게 된 이유는 나이 서른이 넘어서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울고 졸리면 졸리다고 떼쓰는 기분이 태도 그 자체인 인간이 되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다시 온갖 것에 불만뿐이고, 심지어 사람 자체가 싫어지는 요즘 미루고 미루다 쓰게 된 2월 월간 브런치스토리에 무얼 적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기로 했다.
2025년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는 것 같은 토론토 라이프 2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2개월 간 나는 1월 31일 중 3일의 휴무가 있었다. 하루는 3주 만에 생긴 데이오프에 냅다 혼자 큰돈을 써 스파로 요양을 다녀왔고, 하루는 일터에서 얻은 감기로 시프트를 캔슬하고 집에서 앓아누웠다. 마지막 하루는 콘도의 방역서비스 방문을 집에서 대기하기 위해 스케줄을 비웠다. 2월 28일 중 마찬가지로 총 3일의 휴무가 있었다. 하루는 캐나다의 공휴일인 패밀리데이로 평일 고정으로 들어간 푸드코트 프런트잡이 문을 닫아 다른 한식당도 일부러 시간을 맞춰 휴무를 만들었다. 남은 2일은 한식당이 레노베이션으로 2주 문을 닫겠다고 2주도 안 남은 시점에 이야기를 해서 화가 잔뜩 나있다가(주급 2주면 100만 원 가까이 자금에 타격이 있다) 여행이나 다녀오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받아들여 수도인 오타와 여행을 다녀왔다. 문제는 스노우스톰으로 레노베이션이 취소돼서 남은 사람들로 시프트를 채워야 했다는 점. 그렇게 난 2달 동안 주말 평일 상관없이 6일을 쉬었다.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싶겠지만 한국과 캐나다에서 써야 할 돈들을 쓰다 보면 이렇게 투 잡을 아무리 뛰어도 남는 돈이 없이 어쩌다 밀리는 주급에 하루하루가 고비일 땐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남은 워크퍼밋 비자 기한이 한 달이기에 이제는 끝날 때까지 버티자는 생각으로 3월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불안한 한식당 서버 시프트에서 조금이라도 그 불안감을 덜고자 늘린 푸드코트 샐러드바에서 금요일 마감 업무를 하고 나면 더 이상 쓸 수 없는 샐러드가 남곤 했다. 마감 멤버 4명 중 나와 또 다른 한 명만이 샐러드를 싸가곤 했는데 주로 퀴노아 허브 샐러드와 멕시칸 차드 콘, 흰쌀밥이 남았다. 종종 감자와 고구마, 삶은 계란과 Falafel까지 얻을 수 있는 날도 있었다. 처음엔 맛이 없게 느껴졌던 퀴노아 허브 샐러드까지 입에 맞게 되자 이걸로 건강한 아침 또는 투잡 중간 잠깐 집에 들러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에 딱 맞는 음식들을 냉장고에 쟁여 둘 수 있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무언가를 해 먹기(특히 불을 써야 하는 것) 귀찮은데 건강하고 맛있기까지 한 샐러드바 음식들 덕분에 잘 먹고 있는 듯하다. 또한, 한식당에서 서버일을 할 때면 꼭 한 끼의 식사를 하고 오기에 한식이 그립지 않게 감자탕과 비빔밥, 그 외의 한식들을 잘 골라 먹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주관적일 수 있으나 원래의 나는 오후 10-11시에는 잠들어 다음날 아침 7-8시쯤 일어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할 때에 비하면 조금 더 늦게까지 자므로 오래 자긴 하나 중고로 구매한 토퍼가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부서지듯 아프게 만든다. 바닥에서 자는 것과 차이가 있을까 싶다.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다는 생각을 안 한 지가 오래된 것 같다. 특히 얼마 전 다녀온 오타와 여행에서 침대 매트리스에서 정말로 너무 오랜만에 편안하게 자고나서부터는 더더욱 지금의 토퍼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 또한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저 남은 날들을 기다리며 친한 언니들로부터 좋은 매트리스를 생일선물로 받아 한국에서는 정말 잘 자려고 미리 준비해 두었다.
여러모로 따지고 보았을 때 먹는 것은 포기를 못하기에 어떻게든 챙겨 먹고 있으나 잘 자고 잘 쉬는 것은 2025년이 된 이후 제대로 챙기고 있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또한 작년까지는 주 3일씩 갔던 운동마저 요새는 그저 일주일을 어떻게든 덜 피곤하게 버텨내기 위해 살아가며 2주에 한번 갈까 말까 하고 있다. 이걸 알았다 한들 잘 쉬고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하는 모든 걸 챙길 순 없겠지만 토론토에서 남은 날들에, 그리고 일을 그만두고 남은 한 달 동안 나의 몸과 마음을 잘 챙겨서 건강하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위의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것 이외에 나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생리 전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정말로 걷잡을 수 없이 기분이 다운되고 모든 것에 화가 나고 나면 곧이어 생리가 찾아온다. 이게 생리 때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짐작하고도 나는 그 기분을 감당해내지 못하곤 한다. 한 달에 일주일을 생리 전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일주일을 생리통과 생리로 불편함을 겪는 것이 꽤나 기분이 안 좋지만 그 모든 기분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든 글들이 결국 나 스스로와 잘 지내고 내 기분을 잘 다루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아무튼 2월의 브런치스토리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고 있는지 앞으로 봄을 맞이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었는지를 되돌아보는 2월의 마지막날에 대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