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섬, 굴업도

#살고싶은_섬 #별이_쏟아지는_섬

by 써노의하루일기





문만 열면, 파도소리가 들렸고

숨을 쉬면 아카시아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친절했고, 음식은 맛있었다


산을 올라가니,

하늘은 닿을 것처럼 가까이 내려왔고

이렇게 푸를 수 없었다.


사람을 경계하지않는 사슴들이

무리를 지어 다녔다.


세상 평화로운 곳이었다.


내가 느낀 굴업도는 이런 곳이었다.

다시 가겠냐고 묻는다면, 굴업도에서 살고싶다고 대답하겠다.











굴업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도 불린다. 별이 쏟아지는 섬으로 유명해서, 별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하고, 백패커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섬이다. 굴업도로 한번에 들어가는 배가 없어서 덕적도에 들려서 배를 갈아타고 들어가야한다. 인천에서 덕적까지 1시간, 덕적에서 굴업까지 1시간. 배길로만 2시간이라 그렇게 힘든 느낌도 들지 않는다.








개머리 언덕






굴업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떠있는 섬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몰과 별이 가장 예쁘게 보이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백패커들은 이곳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낸다.











길이 순해서, 왕복 1시간 – 1시간 30분이면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 모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묘한 곳이다. 개머리 언덕을 오르며 만난 한 아주머니는 개머리 언덕에서 보는 별을 잊지못해 4번째 찾아왔다고 했다. “갈대로도 유명한데, 큰 산불이 나고, 가뭄이 드는 바람에 지금은 좀 황량한 편”이라는 말도 해주셨다. 조금 황량해도 멋있는데, 그 전에는 얼마나 멋있었던 건지. 조금은 아쉬웠다.












힘들다- 싶을때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온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사슴들이 사뿐사뿐 걸어다닌다. 그 모습을 보고있으면,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걸으면 걸을수록 하늘과 맞닿을 것처럼 가까워졌고, 하늘은 진한 청색으로 물들었다. 바다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데, 이 모든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황홀하다.










이 풍경이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지는 곳으로 변한다는 건데, 생각만해도 행복했다.캠핑 장비가 없어서 민박집에서 머물러야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굴업도에서 백패킹하기가 하나 더 추가됐다.









장할머니 민박






사람좋은 미소를 얼굴 가득 띄고 맞아주신다. 나 정도 되는 딸이 있다고 하셔서 그런지, 정말 딸을 맞는 것처럼 살가우셨다. 장할머니 민박집만 유일하게 바다앞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바다를 볼 수 있는데, 방 문을 열고있으면 파도소리가 들린다.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라는 말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파도소리 한번에 모든 생각이 쓸려나가는 기분이라, 한없이 평화로워진다.


방은 옛날 90년대 바닷가에 놀러가서 자던 그때 그 방이 떠오른다. 굴업도는 그것마저도 매력으로 느껴지는 곳이었다. 지나치게 깨끗함을 추구하지 않고, 적당히 타협하면 굴업도를 좀 더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식사에서도 정이 묻어난다. 시골에 놀러가면, 엄마가 해줄 것 같은 밥상을 떠올려보라. 굴업도에서는 그런 밥상을 내어준다. 7000원의 호사랄까.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먹을 수 있고,

하고 가지 않아도 먹을 수는 있지만, 예약자들을 다 주고 난 후에 남으면 식사가 가능하다.









이동수단



굴업도만의 문화로, 배에서 내리면 트럭이 줄지어있다. 자기가 신청한 민박집 트럭을 타면되는데, 사실 민박집이 다 옹기종기 모여있기 때문에, 그냥 아무 차나 타도 괜찮다. 야박하게 우리 민박을 잡지 않았으니, 타지 말라는 말씀은 없으시다.


굴업도에 도착해서 민박집으로 갈때는 사람이 많아서 타지 못했고, 돌아갈 때 탔는데 상당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약간 짐짝처럼 실려서 가는데, 언제 내가 이런 경험을 해보겠는가 싶은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즐거워진다. 맨 끝에 앉은 친구가 튕겨나갈까봐 서로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것도 추억이다.


트럭을 타지 못하면, 걸어오면 되는데 선착장에서 마을까지는 걸어서 10분-15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걸어야만 보이는 경치들이 있으니, 기회된다면, 짐만 트럭에 실어놓고 걷거나, 숙소에 짐을 풀고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솔잎 가득쌓인 솔길을 걷다보면, 바다가 펼쳐지고, 풍경에 취하다보면 어느새 아기자기한 집들이 나온다.







동물들






강아지부터 흑염소, 사슴, 닭 등이 산다. 이런 공기 좋은 곳에서 평화롭게 바닷소리 들으면서 살 수 있다는사실이 너무 부럽다. 전생에 얼마나 착한 일을 많이 했으면 이런 호사를 누리나 싶을 정도다.

나도 이번 생에 착하게 살아서 다음 생에 굴업도의 사슴으로 태어나고싶다.








못보고 온 것들


토끼섬, 연평산, 코끼리바위를 보지 못했다.

이 핑계로 한번 더 섬에 들어갈 수 있으니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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