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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국 May 16. 2016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

깨달음

  글쓰기에 관심이 요즘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항상 어떻게 하면 글을 좀 잘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글쓰기 책도 여러 권을 읽기도 한다. 글쓰기 책을 보다가, 글의 제목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젠, 책쓰기다] 라는 저자도, 역시 제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글 제목은 “당장 읽고 싶을 만큼 매혹적인가?”라고 정의 한 자도 있다. 나는 주로 칼럼을 쓴다. 칼럼은 제한된 글자로 쓰는 것이다. 내가 보통 쓰는 칼럼은 1700자 전, 후이다. 칼럼을 쓸 때도,  제목을 어떻게 달아야 하나? 고민을 한다. 책을 구하기 위해 서점을 가거나, 온라인으로 책을 찾아볼 때, 책 제목을 우선 본다.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거나, 호기심을 끄는 제목이라면 먼저 눈과 손이 간다. 그리고 목차를 보고 ,여러 가지를 훌 터보고 구입을 한다. 그런 책 가운데 하나가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 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우선은 호기심을 끌었다. 사람인데,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라니?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사람 같지도 않다고 하는 것인가? 책을 읽다가 보니, 4세기 때 살았던 사막교부들의 이야기, 또는 사막교부들처럼, 하나님을 위해서 스스로 부와 명예를 버린 사람들에 관한 책이었다.     


  사실은, 나 역시 그들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좀 더 잘 믿어볼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하나님을 만나볼까? 해서, 스스로 사막으로 들어간 자들이다. 그들의 삶이란, 정말 사람 같지 않을 만큼 기이했다. 금식을 자주 하며,사람들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주로 혼자 침묵과 성경읽기와 간단한 노동으로 수년 또는 수십 년을 살다간 사람들이다. 자료를 보면, 그 당시 기독교인들은 오늘 우리가 성지순례를 이스라엘로 가듯, 그들이 주로 움막을 짓고 거하는 사막, 광야로 방문하거나 영적깨달음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자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 중 안토니우스는  수도원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토니우스와 더불어 많이 이름이 거론되는 사막교부들 중 하나는 이집트인 마카리우스 이다. 지금도 이집트에는 그 사람들의 이름을 딴 수도원이 있다. 안토니우스 수도원, 마카리우스 수도원이다. 마카리우스(300-390)의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가 기록에 남아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우리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이야기중 하나이다. 마귀와 대화내용이다.     

  어느 날,마카리우스가 종려나무 잎을 잔뜩 들고 사막의 움막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마귀가 낫을 들고 길가에 서 있다가 그를 만났다. 마귀는 마카리우스를 쫓아가 낫으로 찍으려 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마귀가 말했다.“마카리우스여! 그대로부터 나오는 그 맹렬함이 나를 너무 괴롭게 한다. 나는 도무지 그대를 이길 수가 없다. 그대가 무엇을 하든지 나도 할 수 있다. 그대가 금식을 하면 나  역시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대가 밤을 새워 기도하면 나도 잠을 자지 않는다. 하지만 그대는 나를 압도하는 한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이에 마카리우스가 물었다. “그것이 무엇인가?”마귀가 대답했다.“그대의 겸손이다. 내가 그대를 이기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그것 때문이다.”     

 

 위 글은, 사막교부들의 금언집에 나오는 이야기이다.[깨달음] 책에서 인용했다. 무엇을 말해주는 것인가? 비록 그들의 사는 모습과 행색은, 사람 같지 않게 살아가지만, 우리들이 감히 따라 갈 수 없을 만큼 비범함이 있었다. 마귀가 두 손을 들 정도로 영적인 깊이가 있고, 영적 성숙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떤가? 사람 같게 살아가지만, 그들에게 있는 것이, 과연 우리들에게도 있는가? 마귀가 인정할 만한 겸손이 있다면 최고가 아닌가? 어거스틴에게 물었다. “그리스도인의 첫째 덕목이 무엇인가? 겸손이다. 둘째는 그렇다면 무엇인가? 역시 겸손이다. 셋째는 무엇인가? 겸손이다.”오늘 우리들에게 그것이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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