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편지
매달 여성 청소년 재소자에게 책 후원과 함께 편지를 주고받는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 YWCA에서 진행하는 북멘토링 프로젝트이다.
책 후원과 편지전달은 서울YWCA와 하나금융나눔재단에서 해주기 때문에 봉사자는 한 달에 한번 안내문대로 편지만 보내면 된다. 먼저 추천 도서목록에서 멘티가 읽고 싶은 책과 함께 편지를 보내오니 책을 읽고 추천하는 부담도 크지 않다.
나의 상황에서 충분히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시작을 했는데 책임지고 생활하고자 하는 의지,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긴 아이의 첫 편지를 받았다. 상상보다 더 진심이 담긴 편지에 마음이 뭉클 해졌다. 나도 편지지를 고르는 시간이나 오랜만에 손글씨로 글을 적으며 내가 학생이었을 때를 떠올리는 시간이 꽤 좋았다. 우표를 사고 우체통을 찾아 편지를 보내고, 또 혹시 늦게 도착할까 스캔본도 보내고 나니 벌써 다음 편지가 기다려진다.
이 봉사를 하겠다고 하니 누군가는 날을 세우며 소년원의 아이를 도울 필요가 있냐고 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활동을 하며 사회로 복귀를 그리는 소년원의 아이들은 큰 범죄를 저질렀다기보다는 곁에 좋은 어른이 없어서 마지막까지 보호받지 못한, 경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소년원에 갈 수밖에 없었던 궁지에 몰린 위기 청소년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은 아이들 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믿음만 경험해도 대다수는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한다.
정상 발달에서 품행문제는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더욱 증가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모두들 그렇게 흔들리면서 자란다. 썩 길게 풀어놓고 싶지는 않은 이야기이지만, 어린 시절 착하고 순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나도 가출을 해본 적이 있다. 단순한 반항의 의미는 아니었다. 그때는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은 행동을 해야만 했을 때 그 아이도 이유가 있었겠지.
나 또한 아직도 아이였던 내 곁에 좀 더 제대로 된 좋은 어른들이 있었더라면, 갈망한다.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면서, 이 정도면 꽤 좋은 어른이지 안도하다가도,
때때로 내 어린 시절 내 보호자의 미성숙한 모습이 내게서 보일 때 몸서리치곤 한다.
어쩌면 그래서 더 나 스스로 좋은 어른인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이 북 멘토링 활동에 섞이지 않았나 싶지만, 아무렴 아이들이 사회로 돌아가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나도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충분히 된 일 아닌가.
다음은 발달 심리학 분야에 큰 영향을 준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 학자인 도날드 위니컷의 말.
아동병리 교수님이 좋아하는 글귀라며 교안에 소개하셨는데,
나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 글에 딱 필요한 내용 같아서 가져와봤다.
미성숙은 청소년기의 소중한 부분이다.
이 미성숙 안에
가장 신명 나는 창조적인 사고의
특징이 있으며,
새롭고 신선한 느낌과,
새로운 삶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다.
사회는 책임을 지지 않은 자들에 의해 흔들려질 필요가 있다.
만약 어른들이 책임지는 일을 기권한다면
청소년들은 조숙하게 거짓 과정에 의해 성인이 된다.
이상사회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은 신명 나고 자극적이다.
그러나 청소년기 중심적인 특징은 미성숙이며
책임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청소년기의 가장 신성한 요소인데
단지 몇 해 동안만 지속될 뿐이며,
성숙에 도달하게 되면
청소년기의 특성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의 미성숙은 인정되고 허용될 필요가 있다.
미성숙을 위한 유일한 치료는 시간의 경과이다.
-도널드 위니컷 (1968)
북멘토링 멘토는 상시 모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