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by 송아

낯선 강아지를 보면 달려들어 위협하거나 물기까지 한다는 지인의 강아지가 있었다.


어느정도 내가 강아지와 대화 수준이 올라왔을 때 그 모습을 지인네에 놀러갔다가 직접 보게되었다.


낯선 강아지를 인식한 그 순간 녀석의 바디랭귀지 하나하나가 단 몇 초 만에 패닉으로 빠져드는것을 나는 확인을 했다. 그리고 이전에 들었던 녀석이 달려들어 다른 개를 공격했던 행동이 이해가 갔다.


작고 약하던 녀석의 어린시절 여러 부정적인 경험들이 쌓여왔다. 결과적으로 녀석의 안전지대 안으로 낯선 개가 들어오는 순간 녀석은 패닉에 빠지고 만다. 공격당하기 전 먼저 공격하는것이 당장 녀석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고 녀석은 더 나은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사고가 나기 전에 그 상황을 깨고 녀석을 도와야만 한다는것을 나는 직감했다.


그래서 내가

그녀석 이름을 부른 그 순간,

녀석이 나를 흘끔 쳐다봤다.

이때 녀석을 상황에서 꺼내면 된다.

그런데 녀석의 보호자가 나에게 반사적으로 말했다.


"이름 부르지마 지가 잘 한줄 알아."


어어-

녀석이 결국 소리지르며 달려들었다.


단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다.


곧이어 그녀석의 보호자인 지인과 또 다른 한명은 분주하게 탭댄스도 아니고 효율적이지도 않게 그녀석 앞에 섰다가 다리로 밀치는 행동을 했다. 나도 전에 저게 효과가 있는줄 알던때가 있었더랬다. TV에 많이 나온 훈련사들이 바디블로킹이라고 부르는 행동인데, 진짜 비효율 적이다.

제대로 알고보면 우스꽝스럽기 짝이없는 원맨쇼다. 단지 개 앞을 막아서고 다리로 밀쳐댔으니 그 순간 녀석의 행동이 물리적으로 제지 당했을 뿐이다. 그러니까 막고싶던 그 행동은 제지되지 않을때는 다시 일어나기 쉽상이다.

그게 효과를 본것같이 보이는 장면을 보이려면 영상 편집을 잘 하던지 개가 지쳐 엎드릴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분해졌다고 이야기 하면서 그럴듯한 자막을 좀 띄워주면 된다.


이름을 부르지 말라는 훈련사의 일관적인 이야기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기는 하다.

관심을 받기 위해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 당연히 이름을 불러가며 관심을 줘버리면 문제행동이 증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짖는 행동을 이름부르기(관심, 강화물)으로 증가시키는 긍정강화(정적강화) 훈련 되시겠다. 더 짖도록 훈련되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순간에 규칙처럼 이름 부르기 금지가 적용되는것은 아니지만 이름 부르기가 금지되어야 될 때도 있다.


앞서 만났던 녀석의 경우도 다른개에게 달려들면 즉각 녀석이름을 부르고 큰 관심을 주며 다른개와 분리될 수 있다는 면에서 문제요소가 좀 있긴 하다. 모든 요소가 결국 녀석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수록 빠르게 원하는 것이 (다른 개와 분리) 어나게 된다면 그런 행동은 점점 더 잦아질것이다. 그런데 이름부르기에 누명을 씌운것일 수 있다. 정확히는 사소한 많은것들이 함께 효과를 낸다. 이름따위 부르던 말던 상관 없을정도로 다른 요소들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을때가 많다.


아무튼 석의 경우 포인트는 '이름 부르기'가 아니라 '녀석이 일을 치기 전에 먼저 알아채고 그 상황을 깨고 녀석을 돕는다' 이다.

거기에 더해 "이녀석아 니가 선빵 안 날려도 돼. 내가 도와줄테니까 니가 직접 그럴 필요 없어." 라는것까지 잘 전달하면 된다.

그리고 녀석이 직접 대응하는것이 아니라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버리도록 반복적으로 학습 시키면 된다.


하지만 만약 내가 녀석에게 이 작업을 하고있는것을 강아지 언어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가끔 이름을 불러주고 간식을 먹이는 정도의 행동으로 보일것이다.

사실은 강아지와 수 초 단위로 소통하며 녀석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며 행동에 대한 가이드를 복잡하게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 그냥 보여지는것은 줄을 손에 쥐고 이름 부르고 가끔 간식을 먹이는 것이 된다.

거기에 방송용 엉터리 멘트가 더해지면 간식을 주면서 이름을 부르기가 솔루션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퍼져나가는 엉터리 훈련법들이 진짜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하게 하고 고통받는 강아지들을 만다.


그러니까 '이름부르기' 자체가 강아지 교육에 좋냐 나쁘냐의 이야기는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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