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유기견

다들 나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by 송아

유기견을 입양하려 했는데 심사에서 떨어졌다며 강아지 입양에 대해 물어오던 지인이 있었다.

나에게 물어온 중년의 남자는 고등학생 딸이 있었다. 온 가족이, 특히 딸아이가 강아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우선 유기견 입양을 결정하였다는 데에 호의적으로 답을 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이 왜 심사에서 떨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딸이 말티즈를 원한다기에 나는 근처 시 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말티즈중 4살 미만의 녀석들을 따님께 보여줬다. 유기견 입양방법을 잘 몰라서 입양을 어려워한다면 내가 입양 절차를 돕고 직접 깨끗하게 미용까지 해다 줄 심산이었다. 그런데 빙 둘러서 맘에 드는 아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 뒤늦게 깨달았다.


작고 예쁘고 건강하고 깨끗한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데,

분양비도 아끼고,

좋은 일도 하고 싶은 것이 었구나.


그러니까 센터에 있는 절망에 차 철창에 갇힌 강아지는 성에 차지 않았고,

좋은 사설 단체에서 어야 둥둥 케어해서 심사숙고해 찾는 보호자로는 실격을 당했다.


나에게 강아지 입양을 도와달라고 한 것은 유기견 입양법을 물어온 것이 아니었다.


싸고 어린 강아지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남자와 다시 통화를 하였을 때 나는 내 주변의 전문 견사 분양견의 분양가는 매우 고가이며, 사람들은 작고 어리고 건강한 아기강아지를 버리지 않으니 그런 유기견은 없다고 도와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걸려온 전화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샵에서 입양을 하고 접종을 하러 갔더니 병원에서 탈장이 있다던데 이걸 샵에서 금전적으로 보상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


그 와중에 샵에서 다른 강아지로 바꿔가라는 건 거부했다고 한다. 일말의 양심이지만 딱히 감동스럽지는 않다.


예쁜 외모와 가격이 최우선이었다. 어떻게 돌봐야 잘 돌볼 수 있을지, 어떤 것이 건강한 모습인지는 뒷전이었다. 가족으로 반려로 포장해놔도 알맹이는 상품을 원하니 상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구입하게 된다.


탯줄 관리가 잘못되어 배꼽 옆 탈장이 있는 경우는 흔하디 흔하다. 보통 중성화 수술과 함께 수술하길 권한다. 부위가 작으면 크게 지장이 없어서 그냥 지내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어디 그깟 탈장만 문제랴? 소형 품종견은 어쩔 수 없이 인브리딩, 근친교배를 통하고 크고 작은 유전병을 안고 있다.


유전은 예방이 되지 않는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신체적 특징이다. 그것이 건강에 해가 되는 문제이고 병적일 때 그것을 유전병이라고 한다. 국내 소형견의 대부분이 갖는 슬개골 탈구가 그렇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잊힐 때쯤 다시 연락이 들려왔다. 다리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병원을 소개해달라고 한다.


또다시 잊힐 때쯤 연락이 온다.

수술을 했지만 잘 안돼서 오물을 묻히고 다닌다고 어디 보낼 곳이 없냐고 물어온다.


내게 물은들 내가 어찌해주랴.

내가 후회되는 것은 그들에게

강아지에 대해 잘 알려주지 못한 것이 아니다.

건강한 유기견을 품에 안겨주지 못한 것도 아니다.


강아지를 기르지 말라고 했어야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클리핑 신드롬? 알로페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