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외골수

by 망청이

나는 실증을 잘 내는 외골수다.
오랜 친구들을 좋아하고,

첫 직장은 십여 년째 다니며,
본가에서 살고,
오래된 차을 몬다.


그런데 또 유행엔 약하고,
남이 하는 건 다 해보고 싶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을 산다.


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즐기길 좋아하지만,

그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금세 실증을 느끼고,
결국 익숙한 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일까.
나는 기본이 되는 것,
익숙한 것이 변하는 걸 몹시도 싫어한다.


새로움을 좇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니,
내 마음은 늘 갈팡질팡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분명 불안함으로 가득하지만

이상하게도 불행하지는 않다.


나의 직업에 대한 불확실성,
나이에 비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삶의 조건들.
풍족하지 않은 경제력,
넓지 않은 인간관계.

이 모든 것이 내 안의 불안을 키운다.
그래서 내 마음은 언제나 흔들리고,
불안정하다.


몇몇 사람들은 내 미래를 걱정하며
한심하다는 듯 조언을 건넨다.
내 푸념을 끌어내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


나는 답할 수 없다.
언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래도 나는 괜찮다.

불안해 보여도, 외골수인 나는
결국 내 방식대로 이겨낼 테니까.


오늘도 나는 흔들리며, 나답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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