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보다 웃음이 더 오래 남았다.
아빠는 자주 로또를 산다.
인생 한방을 노린다기보다,
그저 소소한 재미로 즐기신다.
가끔 5천 원이 되면 “이거 바꿔라” 하며 내밀기도 하고,
‘1등 명당’ 근처에 가면 꼭 한 장 사 오신다.
이번 명절에 동생네가 본가에 왔다.
기분이 좋아진 아빠가 제안했다.
“우리 로또나 하나씩 사보까?”
그 말과 함께 5만 원을 꺼내시며 다섯 장을 사오라 하셨다.
가족 넷은 자동으로, 제부는 수동으로 열심히 번호를 고르고 있었다.
나는 옆에서 킥킥대며 말했다.
“무슨 수동이야~ 무슨 자신감이야~ 그냥 자동해~~”
그러자 제부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수동으로 1등 많이 나와요.”
다 같이 웃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로또는 잊혔다.
며칠 뒤,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확인해봤다.
놀랍게도 인생 처음으로 만원이 당첨됐다.
기분이 들떠 단톡방에 자랑했다.
“나 만 원 당첨됐지롱~~”
잠시 후, 동생이 사진을 올렸다.
“난 꽝이야~ 근데…”
이어 제부의 로또 사진이 올라왔다.
3개씩 5줄 맞음.
그게 바로 5등 당첨.
한 줄에 5천 원, 다섯 줄이면 2만5천 원.
금액보다 신기한 건 그 확률이었다.
작은 행운이지만, 그만큼 웃음이 커졌다.
그 순간, 평소 업무시간엔 전화를 거의 하지 않던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로또 누구 거야, 저거? 나랑 엄마는 꽝인데 저거 누구 거야?”
목소리엔 호기심과 신기함이 묻어났다.
이내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엄마가 남편한테 전화했대.”
“업무시간에 왜?”
“5줄 맞은 거 축하한다고.”
제부는 갑작스러운전화에 놀라며 받았단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명랑한 엄마의 목소리였다.
“축하해~ 로또 다섯 줄 맞았다며!”
나도 신기했는데,
엄마는 얼마나 신기했을까.
로또를 단 한 번도 직접 사본 적 없는 엄마인데 말이다.
누가 보면 250만 원은 된 줄 알겠다며,
“엄마, 동그라미 하나 더 본 거 아니야?” 하며
동생이랑 배꼽 잡고 웃었다.
그날엔 끝없는 웃음이 이어졌다.
누가 1등에 당첨된 것도 아닌데,
그날만큼은 우리 가족 모두 행운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아빠가 쏘아올린 로또 한 장이,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행복한 추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