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차를 썼는데 막상 만날 사람이 없을 때,
주말에 연락할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헛헛할 때 나는 드라마를 본다.
어릴 적부터 드라마 덕후였던 나는 드라마를 한번 시청하기 시작하면 무엇에 홀린 듯이 빠져든다. 마치 내 이야기처럼 주인공, 조연들의 감정에 몰입하며 아파하고 행복해한다. 이렇듯 드라마는 일시적이지만 고독이라는 감정을 잊도록 도와준다.
모든 드라마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해외 드라마는 예외이다. 나는 유독 K-드라마를 선호한다. 요즘은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로 해외 드라마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딱히 흥미롭지는 않다. 외모와 문화가 다른 해외 드라마는 왠지 모를 거리가 느껴져 몰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K-드라마 중에도 약간의 선호도 차이는 있다. 자극적인 스토리의 드라마는 순간의 강한 흥미를 느껴 단숨에 스토리에 빠져들지만 드라마 끝난 뒤에 헛헛함이 남는다. 반면 단단한 스토리와 깊은 통찰력이 있는 드라마는 강한 자극을 느끼진 않지만 좋은 친구와 소통한 것 같은 묵직한 여운을 안겨준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K-드라마의 위상은 높지 않다. 해외에서 K-드라마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으나, 자극적이고 반복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는 K- 드라마로 인해 시청자들의 수준이 낮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나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누가 내게 취미가 뭐냐고 물었을 때 나는 떳떳하게 "책 읽기요", "영화 보기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왠지 K-드라마 시청 하기는 '독서'와 '영화 보기'처럼 교양 있고 깊이 있어 보이는 취미와 거리가 먼 느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중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K 드라마를 어떻게 하면 생산적으로 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또 어떻게 하면 책과 영화처럼 교양 있는 취미로 비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K-드라마가 얼마나 유익한지 소개해보면 어떨까?"였다.
K-드라마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한국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데 있다. 한국인들만이 가진 고민, 사회적 갈등, 사회적 규제로 인한 억압된 욕망, 사회적 공감대를 담아냈다.
더불어 드라마를 통해 3인칭 시점에서 타인과의 유대감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인간과 더 나아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K-드라마 매력에 빠져보길 바라며 첫 프롤로그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