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은 계획이 아니라 예약이다
그러니까 요즘 내가 깨달은 건 하나다.
쉬고 싶어서 쉬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을 지키기 위해 쉬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시간을 “남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일이 끝나고, 일정이 비면 그때가 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다.
내 시간은 비어 있는 게 아니라,
늘 누군가에게 점유당하고 있다.
메신저의 알림, 회의 캘린더,
“잠시만요”로 시작하는 부탁,
당연하다는 듯 던져지는 추가 요청.
그러다 보면 내 하루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 읽은 멜 로빈스의《Let them》나온 내용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책의 주된 내용인 인간관계의 기술이 아니라
내 시간 활용의 기술로 적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Let them.
그들이 급해도, 급하게 두자.
그들이 불안해도, 불안하게 두자.
그들이 다 같이 즉시 답을 원해도, 원하게 두자.
그리고 그다음 문장을 꺼낸다.
Let me.
그럼 나는, 내 시간을 어떻게 쓰면 될까.
지금은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러면 기술이 아니지.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건
거창하게 “워라밸”을 선언하는 일이 아니라,
하루에 몇 번이라도 내 시간을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예전의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빠르게 답장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살면
결국 내가 잃는 건 체력이 아니라 시간이다.
시간을 잃으면 삶의 감각이 무뎌진다.
나는 살고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느낌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작은 규칙을 만들었다.
내 시간을 확보하는 규칙.
1) “즉시” 대신 “정해진 시간”에 답한다
메신저 알림이 뜰 때마다 바로 반응하면
내 하루는 남의 리듬으로 쪼개진다.
그래서 나는 업무 시간에도
답장 시간을 정한다.
예를 들어,
오전 10:30 / 오후 3:30
이 두 번만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처리한다.
그 사이에 오는 메시지는
“무시”가 아니라 “보류”다.
내가 내 시간을 지키는 방식이다.
2) 부탁을 받으면 ‘승낙’ 대신 ‘조건’을 붙인다
“가능해요”가 아니라
“가능한데, 언제까지 드리면 될까요”
PM은 일정에 제일 민감하다.
일정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기 위해서는
당장 급한 일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바로 달라고 하지 않는다.
모두 본인의 일정에 마진을 붙여서 이야기한다.
그 마진의 마진까지 찾아내야 한다.
3) 하루에 최소 30분은 ‘침묵 구간’을 만든다
내 시간은 결국
세상과 연결을 끊을 때 생긴다.
핸드폰 방해금지.
알림 OFF.
유튜브도 OFF.
딱 30분만이라도.
그 시간에 나는 “정보”를 먹지 않고
내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을 듣는다.
이 30분이 쌓이면
내 하루가 다시 내 편으로 돌아온다.
4) ‘나만의 시간’은 계획이 아니라 예약이다
내 시간은 생기지 않는다.
예약해야 생긴다.
헬스장이든 산책이든 독서든 차 한 잔이든,
그건 “하면 좋지”가 아니라
“이미 예약된 일정”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가 그 시간에 뭘 요청하면
이렇게 생각한다.
“그건 그들의 일정이고,
이건 내 일정이다.”
Let them,
and let me.
내 시간을 소중히 하는 건
이기적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내 시간이 지켜져야
내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
시간이 계속 뺏기면
나는 쉽게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날카로워지고,
결국 주변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니까
내 시간을 지키는 건
나를 위한 일이면서
내 주변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종
남의 속도에 휩쓸린다.
그래도 예전과 달라진 건 하나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에서 두 문장을 꺼낸다.
Let them.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두고,
Let me.
나는 내 시간을 선택한다.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시간을 다시 내 손에 쥐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