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올바르게 살려는 노력
박진영의 인터뷰를 보다 보니 내 머리를 때리는 말이 있었다.
‘열심히 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올바르게 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이 말이 이상하리만큼 오래 남았다.
어쩌면 '열심히'라는 것도, '올바르게'라는 것도 그저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느냐의 문제라는 걸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예전에 박진영이 K팝스타 심사평에서 한 말까지 이어서 떠올랐다.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다시 나올 때 내 것의 무언가가 나온다'
이 말은 참가자에게 노래를 완전히 본인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지만,
나는 이 문장이 삶에 대한 문장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도, 잘하는 일도, 좋다고 믿는 태도도
대부분은 남에게서 빌려온 조각들이다.
누군가의 방식, 어디선가 들은 말, 유명인 인터뷰,
책, 사회가 정해 놓은 규칙들.
그 모든 것들을 충분히 소화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빨리, 조급하게 흉내 내며 살 때
내 삶은 늘 어딘가 불안정하고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나는
열심히 살지도 않았고, 올바르게 살지도 않았다.
그저 내 것이 아닌 방식들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었을 뿐이다.
무언가가 '내 것'이 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천천히 흡수하고, 내 안에 스며들어 비로소 어떤 형태로든
'나'라는 필터를 통해 재창조된다.
차를 우릴 때도 마찬가지다.
끓는 물이 찻잎을 만나면 바로 맛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잠시 기다림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요즘 에너지를 무작정 쏟아붓는 대신
어디에 쓰고 싶은지 먼저 묻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내 것이 되지 않은 일에는 덜 애쓰고, 덜 조급해지고, 덜 흔들리려고 한다.
천천히 내 것이 되는 것들만 조용히 붙잡아 두고 싶어서다.
오늘도 차를 내리며
'이게 정말, 내 것인가?'
그 질문에 솔직해지는 것만으로도 삶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오늘은 잠시,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