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사는 삶처럼

삶을 바라보는 시선

by Dean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인 '어바웃 타임'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에게 아버지가 비밀 하나를 알려준다.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비밀은,

같은 하루를 두 번 살아 보는 것이다.‘


영화 속의 첫 번째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간다.

변호사로 일하는 주인공은 동료가 상사에게 혼나는 것을 목격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고,

재판에 늦어 허겁지겁 재판장으로 뛰어가고,

우여곡절 끝에 재판에는 이겼지만

이겼다는 안도감보다는 지쳤다는 감정이 먼저 찾아오는

그런 날이었다.

그날의 마지막,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워 와이프에게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번째 하루는 조금 다르다.

동료가 혼날 때 몰래 상사 욕을 해주고,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넨다.

재판장에 허겁지겁 달려가는 와중에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재판에서 이겼을 때는 충분히 환호하고 기뻐한다.

잠자리에 누워 와이프에게

‘오늘 하루는 정말 좋았다’고 말한다.


영화 ‘About Time’



일어난 사건에는 변한 것이 없는 하루다.

달라진 건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

이 스토리가 오랫동안 나에게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도.


삶의 많은 순간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다르게 남는다.


첫 번째 하루의 나는 늘 남과 비교하고 있었다.


남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남이 무엇을 이루었는지,

남이 어디까지 가있는지.


그러다 보니 내 앞에 있는 풍경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드물었다.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작은 기쁨을 충분히 느낄 시간도 없었다.

남의 속도에 시선을 빼앗겨 나를 지켜보지 못하고

남의 성취에 마음을 빼앗겨 나의 성취는 희미해진다.


두 번째 하루처럼 산다는 건

타인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나의 하루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

내가 놓치고 지나간 순간들을 천천히 되짚어 보는 일이다.


나도 어바웃타임을 본 이후로는 주인공처럼

두 번째 하루를 보내는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출근길에 보이는 하늘, 낙엽, 바람을 느끼고

기쁠 땐 충분히 기쁨을 느끼고

힘들 땐 긍정으로 이겨낸다.


비교하느라 놓치는 시간을 줄이고,

내 앞에 있는 나의 장면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서.


막상 실천해 보면

대체로 조금은 더 행복한 하루를 살게 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일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지니 삶이 달라진다.

나다워지는 시선으로 하루를 채운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답게 살 수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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