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장
5일 차) 경화의 감사일기 0515
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때
– 2024년 5월 14일, 경화의 감사일기
1. 아빠 제사 때 쓰고 남은 부추, 미나리가 질컥거리고 있다.
아깝다…
엄마의 작지만 단호한 한마디에 없던 스케줄이 끼어들었다.
열무김치, 배추김치를 후다닥,
단 1시간 반 만에 완성.
놀랍게도 맛있다.
이럴 땐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이 부추와 미나리에게도 감사하다.
기특해, 경화야.
2. 구로도서관 디카詩 강의가
다음 주면 종강이다.
‘디카詩’를 모르던 수강생 쌤들이
이제는
은유의 그물로 세상을 낚아올린다
창의력의 날개를 단 쌤들을 보며,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3. 시인투데이에 디카시 강의
기사가 실렸다.
구로, 신내 사진도 함께 올라가
내 인생의 작은 점 하나를
5월의 햇살 속에 찍어놓는다.
이 계절, 정말 감사하다.
4. 쿠팡이 이마트보다 가까운 시대
나는 쿠팡우먼이다.
문학기행 짐을 로켓배송으로 척척 주문.
손품만 팔고, 발품은 아꼈으니
이 또한 작은 기적이고, 감사하다
5. 새벽 5시 49분, 눈이 떠졌다.
오현주 쌤의 감사일기 강의를
비몽사몽 들으며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간다.
무섭던 기억 속,
경찰서 앞에 선 꼬마
노점 장사하던 엄마가 끌려간 날
맏딸이었던 나는 울며
엄마를 부르던 그 아이였다.
쇠파이프를 든 정 경장,
그 터널을 어떻게 건넜을까
그래도 지금,
구순의 엄마와 함께 잘 살고 있는
경화야, 참 고맙다.
애썼다
그 짐의 무게 누가 알아 주지 않아도 괜찮아
네 엄마가 알고
자신이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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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감사로 오늘을 살아낸다
그러면 내일이 와서
슬쩍 웃어 줄 거다
말없이 손을 내밀어 줄 거야
열무물김치처럼 묽은 하루도
손끝에 닿으면
찬란히 익어간다
기억이 나를 꺼내 안아줄 때
세상은 다시 다정해진다
-경화의 디카시와 함께 걷는 풍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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