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장
10일 차) 경화의 감사일기 0520 –
다시, 일어설 수 있어서
1️⃣ 이틀 동안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전기치료와 초음파, 침, 신기할 만큼
다양한 치료들이 굳었던 허리에 숨을
불어넣었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누워 있었을 텐데,
지금은 다시 일어선다.
현대 의학의 기적 덕분이다.
걸을 수 있다는 것,
그저 일상으로 돌아온 것에도 마음 깊이
감사하다.
2️⃣ 구로도서관 전시작품을 미리캔버스로
정리하며 수강생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떠올렸다. 디카시가 뭔지도 모르고 찾아왔던 쌤들이
어느새 디카시를 쓰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작은 씨앗 하나가 꽃이 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나는, 얼마나 큰 선물을 받고 있는
사람인가.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인연들이다.
3️⃣ 스치로폼 화분에 심어둔 상추 모종에서
아침마다 딱 1인분만큼 상추를 수확한다.
쌈장 하나, 참치캔 하나면 근사한 한 끼가 된다.
그렇게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식탁 앞에 앉아,
신선한 푸름을 씹는다.
작고 단순한 식사가 오늘 하루를 빛나게
해주는 고마운 시작이다.
4️⃣ 수강생 중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아니,
띠동갑보다 더 차이 날지도 모를 분이
“나는 김경화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라고 힘 있게 말씀하셨다.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그 말 한마디가 주는 무게에 몸을 낮추고
싶어졌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더 많이 베풀고, 더 깊이 나누어야겠다.
내가 가진 것을 건네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내가 받은 은혜 아닐까.
감사합니다.
5️⃣ 절망의 시간을 함께 건너온 두 사람이 있다. 박○욱, 김○희 부부. 남편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준 사람들.
그 뒤로도 수많은 시간 동안,
온 세상이 등을 돌릴 때조차 우리를 믿어준
단 한 팀의 부부. 벗이 되었고, 형제가 되었고, 동지가 되었다.
35년의 시간이 깊어질수록 그 존재는
더욱 귀하다.
오늘도 그들에게 최고의 찬사와 감사를 보낸다.
삶은 참 고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늘 사람이다
-경화의 디카시와 함게 걷는 풍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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