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2일 차) 김경화의 감사일기 0522

감사일기장

by 초아김경화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1. 나로 살아가는 연습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나의 결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지내자

완벽함만이 미덕인 줄 알고

조금의 결점에도 나를 자책했다

비난했고, 미워했고,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자격지심의 울타리 안에서

자존감은 젖은 이불처럼 무거웠다

타인의 시선을 좇다 보니

나는 점점 시들어가고 있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까지 껴안느라

정작 나는, 나를 안아주지 못했구나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말보다 글이 편하고

그래서 전화 한 통에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소심한 탓에

방어도 제대로 못 한 채

하고 싶은 말을 삼킨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또

칭찬에 인색하다

특히 엄마와 남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데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족하며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해야겠다

이 감사일기가 아니었다면

정리되지 않았을 나를

이렇게 마주하게 된 오늘, 감사합니다



2. 동인지라는 꽃을 피우다



몇 시간을 앉아서

동인지 작업에 몰입했다

와우, 감동 그 자체였다

그간 쌓인 노하우가

하나씩 살아 움직이며

한 장 한 장을 채워갔다

디카시창작지도사 시절

편집하던 기억들이

내 손으로 낸 첫 시집의 기억들이

모두 총출동해

지금 이 순간을 도와주었다

창작의 땀방울은

언제나 꽃으로 돌아오는구나

감사합니다



3. 울음의 뒤편에서 빛나는 말



겨울을 나는 동안

한 시간마다 깨어

자살을 꿈꿨던 나



그 시절의 내가

너무도 애처로워서

문득문득 눈물이 난다



한바탕 울고 나니

선배의 격려가 귀에 들어왔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세상의 저울에 나를 올려놓고

남의 눈금을 기준으로

나를 재려 했기 때문

이었다

이 깨달음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해 준다

감사합니다

4. 자면서도 꿈꾸는 표지


자는 중에도

디카시집 표지를 고민하는 나

웃음이 나왔다

몰입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

그 덕에 여기까지 왔다지만

영어공부만큼은

끝장 보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그래도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 자체로 감사합니다



5. 나의 편이 되어준 사람들



겨울을 지나며 알게 되었다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늘 맏이로 책임만 지고

내 편은 없다고 느끼며

혼자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진심 어린 응원은

가까운 곳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순간순간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렵다

생이란

어디서든 그렇게

날마다 배워가는 것

이리 적어봄으로써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니

비로소 감사할 수 있다





---



언제나 한 걸음, 나를 향해

오늘도 나는 나에게 다정해진다

그게 삶의 시작이라는 듯









-경화의 디카시와 함께 걷는 풍경에서











#한국디카시인협회

#디카시창작지도사

#김경화디카시

keyword
작가의 이전글11일 차)  김경화의 감사일기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