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 14일 차 감사 일기 / 2024.05.24
1.
내게는
늦게 만난 사수가 있다
'황주은 시인'
디카 시 창작 지도 사 수업 중 만난
따뜻하고 단단한 큰 바위 얼굴
때론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
그의 말 한마디, 웃음 하나에
나는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사람이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
합평 날,
함께 시를 읽고 산책하는 시간이
참 고맙고 따뜻했습니다
선생님, 오늘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깊고 고운 잠드실 길
2.
만두
울 엄마의 눈물로 빚은 만두
징글맞게 가난했던 날들
돼지고기 살 돈이 없어
돼지고기 약간
돼지비계
다시다 한소끔
신 김치 넉넉히 넣어
빈속을 달래주던 만두
그 30개를
배 터지게 먹던 내가 그립다
그리움이 속을 찔러도
입안에 맴도는 엄마의 손맛은
아직도 따뜻하다
엄마, 잘 먹었습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경화 기억 속에 고스란히 앉아 있는 그 맛
3.
소나기
내 인생은 늘 소나기를 맞지만
지나고 보면 그 비에 젖은 흙에서
쑥쑥 자라는 나를 봅니다
오늘, 오현주 선생님의 한마디
“친절하세요”
그 말에 나는 한 뼘 더 자랐습니다
상대의 무시는 무시하겠습니다
친절은 내 선택이니까요
그 선택으로 더 나아지겠습니다
오현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4.
추어탕 한 그릇
이 양자 선생님이 사주신 그 한 끼
그 속에 풀린 것은
국물이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속이 든든하다는 말
그건 밥보다 사람에게 하는 말이더군요
먹고 나니 삶도 따뜻해졌습니다
위로란, 그런 거겠죠
밥 한 그릇처럼
고맙습니다 선생님
5.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그 안의 천호진은
삶을 통째로 들여다보게 하는
천국 센터장입니다
“전생의 과오를 이번 생에서 바로잡는 것”
“모든 인연은 업을 정화하는 시간”
그 말들이
마음 깊숙이 내려앉았습니다
지금 내가 겪는 일들이
기꺼이 감당해도 좋은 업이라면
나는 오늘도 기쁘게 살아가겠습니다
살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인연 속에서 깨닫게 해 주시어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이
내 안에 꽃 피어
내 하루는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감사의 온도는
기억보다 오래,
말보다 따뜻했다
-경화의 디카시와 함께 걷는 풍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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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디카시
#한국디카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