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 시인/김경화

디카시

by 초아김경화



시인


굳은 관절로
늙은 자판 눌러
말뼈 세우면,

활어 같은 문장이 팔딱인다



〈시작 노트〉
2025년, 동네 골목시장의 고깃집 사장이 운영하는 가게 지하에서
오래된 골동품 수집 공간을 마주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타자기였다.
먼지가 내려앉은 채,
제자리에 멈춰 있는 기계.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 타자기는
손으로 원고를 쓰지 않아도 되는
신문방송과 문예지의 필수품이었다.

이제는 쓰임을 잃었지만
그 자판 위에는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타자기를 오래 바라보다
문득 늙은 시인을 떠올렸다.

몸은 늙어가고,
기계도 노후해지지만
그 안에서 태어나는 문장은
여전히 살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에
서 있다.
문장 역시 그렇다.
완전히 새롭지도,
완전히 익숙하지도 않은 문장들.
때로는 그 문장들이 나를 붙잡고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타자기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된다.
자판 위에 손을 얹고
문장에게 주문을 건다.

시인은 늙지만
문장은 청춘의 진행형이다.



아직 작은 날개짓인 내게
똑똑
'원고 청탁' 이메일이 왔다.
그건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인정받고 싶은 자아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비판하는 자아 사이에서
나는 늘 외줄타기를 한다.

이 디카시는
문학잡지 〈시민시대〉 지면에 실렸다.
시민의 삶과
문학의 언어를 함께 묻는 잡지
시민시대에서
내 시를 불러주었다는 사실.

시민시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어디선가는 분명
내 디카시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증명.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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