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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헛소리'

220113

by 조문희

한주 내내 책을 한 글자도 못읽었다. 이렇게 말하면 거짓말이고, 예전에 다 읽은 책을 또다시 봤다. 그나마도 발췌독이었다. 책 한 권 써보겠다고 이것저것 정리 중인데, 챕터가 12개라고 치면 그 중 하나를 마감해야 했다. 공저자가 총 넷이라 셋만 쓰면 되는데, 하나를 쓰기도 이렇게 벅차다. 이짓을 또 어떻게 하지?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녀'라고 고향 어른들은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안지났는 걸요. 어떻게든 해낼 것을 알아도 진행형일 땐 늘 이렇게 버겁다.



저녁엔 스티븐 킹의 책을 좀 봤다(새 책이다!). 그는 서문에 "글쓰기에 대한 책에는 대개 헛소리가 가득하다. 그래서 이 책은 오히려 짧다"고 썼는데, 한국어판 기준 356페이지에 달한다. 본문은 어린 시절 기억으로 시작한다. 글쓰기 얘기가 짧다는 뜻이었나. 그런데 재밌다. 전세계 1타 구라는 헛소리도 기가 막히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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