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만 원치 않는

by 초보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원할 수는 없다. 괴로운 일이다. 덜 고통스러운 쪽을 찾지만 어느 쪽을 기웃거려도 정답이 아닌 것 같다. 무력해지기를 택한다. 유치하다는 건 알지만 성숙함과도 거리가 멀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체념과 냉소와 회피는 좋은 예방주사가 되어 준다.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다.


멋모른 기대, 말캉한 마음, 언젠가 무언가로 가득 차있던 낮과 밤들이 긴 시간 내내 마르고 끝내 퍼석거려지기까지의 과정을 한번이라도 경험 해봤다면 이해할 것이다. 적극적인 선택이었다기보다 내몰린 것에 가깝고방식이라기보다 기제에 가까운 것이다.


나는 응답 없음에 취약한 사람. 어릴 적 화면에 빨려들어갈 듯 노트북만 붙잡고 있던 엄마의 뒷모습에서 오갈 데 없는 말을 걸다 결국 포기해버렸다. 그 단절의 기간이 얼마나 오랜지 엄마와 무언가를 나누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라곤 단 하나의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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