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섬 Apr 28. 2024

두둥, 차박 출정 임박!

스텔스 차박으로 조용하게 지내보려 합니다. 

차박을 위한 평탄화 매트를 깔아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탄화 대성공!!! 


차박 나가기 전, 이것저것 모의실험을 해보고 있다. 모기장도 쳐 보고, 창문도 가려보고... 가장 큰 실험이 바로 평탄화. 그리고 어제는 파워뱅크도 도착해서 100프로 충전해 놓았다. 카니발 차량이 사실 캠핑용으로 나온 것 말고는 공간은 넓어도 차박 하기에 굉장히 불편하다. 의자가 쭉 앞으로 당겨지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젖혀져서 그 위에 매트만 깔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설령 그 위에 어찌어찌 깐다고 해도 어린이들 아니면 고개 완전 꺾여 한명회 됨. ㅠㅠ



그래서 고심 끝에 3열을 탈거하고, 차량 개조 없이 매트를 깔 수 있도록 만들어져 나온 것을 폭풍 검색 끝에 찾았다. 업체에 가서 평탄과 작업하고, 레일 공사까지 하면 어떻게 되는지 견적으로 알아보니... 뭐? 300? (130만 원을 내가 지난주 하수구 공사 70만 원 눈탱 맞은 것 때문에 잘못 기억한 걸까. 여하튼...) 

윤쓰캠퍼라는 곳에서 판매하는 평탄화 매트다. 4세대 카니발의 공간에 딱 맞게 아주 세심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3열 탈거하고 난 다음의 레일 뭉치도 완벽하게 커버. 껄껄!!! 만족스럽다. 


https://youtu.be/TnG7dfysgtU?si=LCRW40ldrrHUaKzJ


나만의 숙소가 완성이 된 것 같아 좋다. 썩 아늑하고 사랑스럽다. 첫 차박은 내가 평소에 자주 가던 가평의 숙소 근처, 북한강가에서 하거나(그런데 수상 레져 업체들이 많아서 그들을 피해 가려면 조금 많이 발품 팔아야 할 듯) 길 건너 앞에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그 안에서 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충북 음성 봉학골 산림욕장에서 차박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평일에 하루 잠깐 빼서 가는 것이라 서울에서 가까운 가평으로 선택했다. 

이제 간단한 코펠만 준비하면 될 듯. 1회용으로 하고 간단하게 치우고 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지구가 몸살을 크게 앓을 듯하여 나만이라도...  부루스타, 한 10년 전에 사놓은 것이 있는데, 어디에 박혀있나 모르겠다. 


워낙에 나 혼자 여행을 다니는 데다가 여자 혼자 텐트 치는 것은 너무 힘들 것 같고, 텐트 치다가 반나절 다 보낼 것 같아서 캠핑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말 갑자기 팔자에도 없는 큰 차 '카니발'이 남편 회사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서 덜컥 생겼고, 그때부터 차근차근 차박을 준비했다. 특히 차량 평탄화나 파워뱅크에 대해서 참 많이 알아보았다. 최소한으로 한다고 어떻게든 절약하고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보려고 했는데, 그래도 모두 준비하는 데에 백만 원은 훌쩍 넘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차박을 가기로 기획했을 때부터 텐트 치는 것은 영 자신이 없어서 차량 뒤 꼬리 텐트는 치지 않고, 완벽한 스텔스 차박을 하기로 했다. '스텔스 차박'이란 육안은 물론 레이더 상에도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을 이용해 만든 전투기를 스텔스기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조용히 차 안에서 꽁냥꽁냥 생활하는 것을 스텔스 차박이라고 한다. 그리고, 식사는 되도록이면 주변 맛집에서 사 먹거나 포장해 가지고 와서 먹는 것으로 했는데, 그래도 차 앞에서 오뎅국물, 떡볶이 보글보글 끓으며 별빛 바라보며 호로록 먹는 동영상들을 본 또 마음이 두근댄다. 


이번에 차박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가장 큰 사실! 내가 나 자신이 알았던 '무대뽀 정신'의 여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나하나 다 세심하게 준비하고, 짜증 날 정도로 꼼꼼하게 계획 짜고, 또 겁도 많아서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발길 닿는 대로 여행을 해온 줄 알았는데, 다시 되짚어보니 노트에다가 어디 가고, 어디 거치고 메모해 가면서 동선을 짰었다. 그리고, 여행지 가서도 필요하다면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말이다. 

차박,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차박이 알려준 참 중요한 사실이다. 막상 차박을 가게 되면 또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올까!




이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면, 첫 차박 나가기 전 정리도 할 겸, 어떤 물품들을 구매하고 준비했는지 모두 공개해보려고 합니다. '나이 50에 시작하는 차박', 너무나 설레는데요, 혹시나 이렇게 솔로차박을 해보고는 싶은데 여러 이유로 도저히 못 가겠다 하시는 분들, 제 글 읽으시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해주세요! 차박 나가면 사진도 신경 써서 많이 찍고, 편집을 못하는데 그래도 동영상도 많이 찍어오려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십에 시작하는 차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