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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업하는 건물주 Oct 20. 2024

내 건물에서 장사하면 좋은 점

크게 네 가지


첫째, 수익이 생기면 재투자가 쉽다.


임대를 받아 장사를 할 때에는 매장에 하자가 보이거나 손 볼 것이 있어도

 '내 건물도 아닌데 뭐, 내 가게도 아닌데 뭐.'

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관리를 했었다. 사장은 모든 면에서 예민하게 바라보고 관찰해야 하는데 점점 무심해지고 무던해지고 게을러지는 것이 결국 습관이 되었다. 이런 습관은 나만의 문제로 끝나면 좋겠지만 손님들이 나보다 나의 매장을 더 빠르게 파악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사장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먼지와 더러움은 이상하리만큼 손님들 눈에 가장 잘 보인다.

 '이만하면 됐지 뭐. 우리 매장은 깨끗한 편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장님들이 많은데 이것은 굉장히 큰 착각이다. 구석구석 유심히 둘러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완벽하게 청소를 해도 먼지는 쌓일 수밖에 없는데 완벽하지 못하면 얼마나 더 잘 쌓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관리를 하지 못하면 손님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매출도 곧이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손님들이 쉽게 볼 수 있는 홀도 더러운데 주방은 얼마나 더 더러울까 라는 상상을 하기 전에 '이 건물은 내 건물이다, 내가 안 하면 누가 할 것인가?'라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예민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있다. 내 건물에서 장사를 하면 모든 것에 손길과 눈길이 저절로 간다. 구석구석 닦기도 하고 페인트칠도 하고 불필요한 물건들은 바로바로 정리를 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청소를 하는데도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다. 환경이 이렇게 중요하고 사람의 마음가짐도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내 건물에서 장사를 하면서 매번 느낀다. 그리고 재투자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내 건물이니까 내 장사에 투자하는 돈이 크게 아깝지가 않다.

 더우면 에어컨 한 대를 더 구입해서 설치를 하면 되고, 테라스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채우거나 보수하면 되고, 벽면에 페인트칠이 벗겨지면 다시 페인트칠을 하면 되고, 손잡이는 더 세련된 것으로 교체를 하면 된다. 유리벽에 붙은 시트지가 낡았으면 새것으로 교체를 하여 외관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겉이 깔끔하면 내부도 깔끔하다는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깔끔하게 교체된 시트지를 직접 보고 있으면 나의 기분도 좋아져서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장사는 보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보이는 것이 좋으면 감정도 좋아지고, 감정이 좋아지면 좋은 기운이 흐르고, 좋은 기운이 흐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맑은 정신에서 나오는 그 아이디어는 생각으로 끝내지 말고 반드시 실천해서 식당 운영에 적용을 해야 한다. 실천은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면 귀찮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게으름이 나를 다시 지배하게 된다. 알게 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을 조심하기 위해서는 일부러라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진취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차후에 나의 매장을 빌리고 싶어 하는 임차인을 위해 번듯한 환경을 물려주려면 꾸준하게 재투자를 해서 가꾸어주는 것이 좋다.


 재투자를 아까워하지 말고 꾸준하게 업그레이드시켜서 손님들의 흥미와 만족도를 올리는 것에 집중하자.


 둘째, 식당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음식점을 운영해서 건물을 샀다는 건 돈을 많이 벌었다는 뜻이고 돈을 많이 벌었다는 건 음식이 맛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이런 입소문을 타게 되면 매장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손님이 손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가 생기므로 장사는 더 잘 된다.

 

-남들과 다른 부분에서 더 뛰어나야 한다.

-성공하려면 남들에게 알려지고 기억되어야 한다.

『나라는 브랜드를 설계하라』'캐서린카푸타'


 장사를 해서 건물을 사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오히려 폐업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개업한 과거부터 건물을 산 현재까지 이어진 역사가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되어 입소문으로 번지니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동네 장사로는 괜찮게 유지가 된다. 브랜딩, 마케팅이 중요하다는데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매장 운영만으로도 바쁘고 힘들지만 틈틈이 부동산 공부를 병행하며 내 건물을 사서 장사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 정말 건물주가 될 수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조금만 더 실천하다 보면 꼬마빌딩은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나의 실천을 더해서 초심을 유지하며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면 손님들은 그 모습에 또 감동을 한다.

 

 "손님이 많아질수록 점점 장사의 신이 되는 것 같아요!"


 단골손님께서 계산하시며 감동의 눈빛과 함께 남겨주신 말씀이다. 변치 않는 모습과 발전하는 모습은 손님들께 좋은 귀감이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앞길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손님들을 위해 무엇을 잘해드릴 있을지 어떻게 돌려드릴지 연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항상 깔끔한 복장에 친절한 모습을 유지하며 거만하지 않도록 틈틈이 채찍질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월세를 받는다.


 임대를 받아 장사를 했을 때에는 한 달에 한번 월세를 냈었는데 내 건물이 생기면서 이제는 월세를 받고 일을 한다. 그래서 장사가 잘 되든 잘 되지 않든 은행 이자가 부담스럽지 않다. 임차인으로 월세를 냈을 때 금액이 오히려 더 컸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이 더 안정적이다.

 만약 단독 건물에 단독 매장만 운영하는 곳이었더라면 매출이 높을 때야 괜찮겠지만 매출이 적을 때 타격이 굉장히 클 것 같다. 그리고 이 정도의 규모가 되려면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수준이 되어야 하기에 현재 나의 상황에서는 과분하다. 그러므로 수준에 맞는 작은 매장에서 월세를 받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수치적으로도 이득이다.


 임차인으로 월세를 주고 장사를 하고 있는 분들 중에서 월세를 너무 많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파악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 건물에서 장사가 하고 싶은지, 그렇다면 은행 이자와 현 월세 비용을 비교했을 때 얼마의 차이가 나는지, 매달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지 알아본 후 용기를 가지고 건물 사는 것을 추천한다. 매달 나가는 비용에 큰 차이가 없다면 망설일 이유도 없다. 오히려 월세가 더 높다면 경제 흐름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현재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냉철하게 바라보고 돈을 더 모아야 하는지, 환경을 바꾸어야 하는지, 이대로 유지하면 되는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 점은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내 건물에서 매달 받는 월세가 달콤한 꿀통이라면 그 뒤에 따라붙는 책임감은 약처럼 너무도 쓰다. 무언가 터지면 막아줘야 하고 안되면 고쳐줘야 하고 불편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손기술이 좋은 편이면 건물 관리가 쉬울 것이고 손기술이 없으면 꽤나 고생한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손기술이 없어서 고생하는 편이고 세입자분들의 연락이 오면 또 무슨 일일까 하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문제가 안 생기면 좋겠는데 세상에 문제없는 곳은 없고 편하게 돈만 버는 사람도 없다. 모든 것이 경험이 되고 해결하면 능력이 올라가는 것이니 나를 능력이 좋은 건물주로 인도하는 것이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며 다닌다.

 세상에 거저 얻는 것은 없다. 쓴 만큼 달콤하고 달콤한 만큼 쓴 법이다. 장사하며 건물주 노릇하기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또 괜찮다. 공실이 많은 빌라보다 연락 오는 임차인이 있다는 것에 도리어 감사하다.


 넷째, 집과 매장의 거리가 가깝다.


 빌라 건물을 사고 주인 세대로 빠른 이사를 했다.

 그 뒤로 출근 시간에 대한 압박이 없다.

 교통체증도 없다.

 차로 이동하지 않아 주유비도 확 줄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오르락내리락하면 끝이다.

 아이들의 위치 파악이 쉽게 되어 안심이다.

 매장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하고 위로 올라가 바로 취침하면 되니 세상 편하다.

 브레이크 타임에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고 퇴근 후에도 매장에 남아 글을 쓸 수 있으니 작업 공간으로도 딱이다.


이전 매장에서 일을 할 때에는 이와 반대였다. 집과 매장이 멀진 않았지만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어렸기 때문에 저녁 시간만 되면 매번 차를 타고 집으로 가서 아이들을 태워와 저녁을 먹였다. 식사 후에는 다시 차를 태워 집에 내려주기를 매일 반복했다. 당연히 해야 하고 별거 아닌 일인데도 버겁고 힘든 일이었는데 지금은 이 과정이 다 없어져서 몸과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졌다.


 집과 직장이 가까우면 신경 쓸 것이 줄어드니 스트레스도 확실히 줄었다.


 지식과 지혜가 부족해서 책을 열심히 읽었더니 나도 모르게 건물주가 되어 있었다.

 내 건물에서 장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불도저처럼 앞으로 쭉쭉 밀어붙이며 더 강도 높은 독서를 했고 땅도 알아보고 건물도 쉴 틈 없이 알아본 덕분에 마음에 드는 건물을 살 수 있었다.

 누구나 하고자 하는 불타는 의지만 있으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더 큰 목표를 이루려면 더 큰 의지와 더 큰 실행력과 더 큰 독서력이 필요하기에 병을 얻지 않을 정도의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볼 생각이다. 


 독서와 실천은 병행할 때 빛을 발한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실천하다 보면 목표에 도달하거나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다.

이 방향이 맞는지 의심하지 않으려면 독서와 실천을 병행하며 활짝 열린 사고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것이 내가 건물주가 된 비결이다.


하지만 나의 꿈은 건물주가 아니었다. 남편이 식당 운영을 원해서 같이한 것뿐이지 아직 마음속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처럼 장사도 열심히 하면서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삶을 통해 작가라는 꿈도 이루어서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분들과 함께 상생하고 성장하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다.

 건물을 사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고 나니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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