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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덕텐트 Apr 30. 2022

N잡의 시대, 경력이 연계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입사 2달 신입 사원의 푸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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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의 시대, 경력이 연계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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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N잡의 시대를 살고 있다.

     

평생 직장이란 말이 없어진지 오래다. 모두가 다음 직업을 준비하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고, 다음 직업을 기다리고, 혹은 불안해한다. 심지어는 생애 주기 동안 여러 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벗어나, 동시에 여러 직업을 가진 채로 살아가고 이제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각광 받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N잡러"라고 부른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지 이제 2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경우의 수를 보았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규모는 정말 대기업과 맞먹는 내 직장은 별의별 사람들이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입사와 퇴사, 도망가는 사람, 잘리는 사람, 다양한 직종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 한 분야에서의 전문가, 승진, 좌천, 고인물, 소나무 등등, 다양하다.

     

여기서 문득 떠오른 고민은 이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내 또래 세대들은 '경력 1년'을 채우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는 3년, 5년, 10년식은 같은 직장에서 근무 정도는 해야 '적당히 다녔다'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점점 1년만 채워도 '진짜 오래 다녔네'라고 생각 드는 시대가 되어간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 세대는 '내'가 배울 점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에는 미련을 갖지 않는다. 경쟁, 효율과 실리의 극한으로 내몰렸던 학창 시절을 겪어서인지 몸으로 체득되어 '굳이' 가능성이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길 원하면서 동시에 항상 보이지 않는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편안하면 불안하다. 그래서 안주하는 것에 거부반응이 생겨있다.

     

또한, 점점 빨라지고 짧아지는 문화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당장 5분 이상의 영상에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단적인 예로 영화를 유튜브 요약 영상으로 보는데 2배속으로 보면서 장면을 스킵하며 영상을 본다는 것이다.

나보다 어린 세대들은 당장 유튜브 길어 틱톡과 같은 숏폼 형태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언급한 것들이 직접적으로 1년 경력을 채우는 것에 합당한 근거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한 직장에서 1년 이상으로 일한 사람을 찾기는 더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소리이다. 더 나아가 아예 직무까지 다양하고, 그 직무는 서로 연관 없는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사회'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각박하다.

사실 서류와 면접, 혹은 데이터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일할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고, 기업이 일할 사람을 뽑는 이유는 명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짧아지고 다채로워지는 '자잘한 경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필'을 성공해야 한다.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흔히 "스토리텔링을 잘해야 한다"를 외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나 자기계발서 같은 책들을 읽어보면 열 중의 아홉은 아마 같은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선 '나'의 자잘한 경력들을 이어붙이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4년 동안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고, 2년간 물류 관련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반년간을 브랜딩 및 글쓰기에 전념한 경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각각의 합당한 이유들을 붙여가면 되는 것이다. 모든 것들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듯, 모든 업무는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나는 어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유급 봉사자로 약 반년의 시간 동안 활동을 통해서, 현 구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장의 업무들을 경험했다. 유급 봉사자 활동 당시 내가 뽐냈던 역량들은 대학교 조별 과제를 하며 보고서와 기사를 읽고, 정리하고, 자료들을 제작하던 과정들을 통해서 익힐 수 있었다. 또한, 현재의 업무는 군 복무 시절 ‘어쩔 수 없이’하던 보급 업무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다.

     

글 쓰는 것이 좋아서 학생 조형준이 아닌, 작가 조형준의 모습을 상상해가며 ‘나’라는 사람이 시나브로 성장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것이 사실 ‘브랜딩’의 한 방법이었다는 것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이렇듯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다. 단순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일개 ‘신입사원’의 입장에서도 내가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은 서로 연관이 없는 분야임에도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물론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신념 덕분에 연결이 가능했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는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당당함과 자신감을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의 방법이다.

     

어쩌면 나는 단순히 한 가지에 관심과 집중을 하기보단, 여러 가지가 동시에 하고싶었을 뿐이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하나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과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허무맹랑한 낙관론적인 마인드가 운이 좋아 취업까지, 지금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나’라는 사람, MZ세대의 중요한 특성을 장착하고 살아가는 나라는 사람이 이제 취업전선과 사회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사회에서 불리하게 작용받고 있는 부분을 ‘기회’로 삼고 싶고, 나의 이야기를 잘 편집하여 나아가고 싶다. 그것이 불안의 시대에서 한 걸음 나가는 MZ세대, 조형준의 방법이다.

     

입사한 지 2달째, 세상은 만만하지 않고 절대로 친절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아등바등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나를 더욱 어필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하고, N잡러를 갈망하는 우리는 굳이 한 가지 일에만 매몰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부담을 떠나 더욱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마음으로 도전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의 내 모습 또한 내 안의 많고 많은 N 중의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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