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도니까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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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도니까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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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비슷한 어느 날이었다.
선선한 저녁,
일교차 때문에 그러했던
이유로 가득 찼던 온도차.
나는 퇴근을 하고
머물 곳이 없어 집과 좀 떨어진 카페를 갔다.
허전함을 잊기 위해 사람이 많은 곳으로.
하지만 즐겁진 않았기 때문에 조명이 어두운 곳으로.
해는 내리 쨍쨍하다 마음따라 점점 휘청거렸고
바닥치고 요동치던 퇴근 후의 깜깜한 저녁.
우리는 아마 각자의 삶에서
다른 삶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내일로 시작해서
다른 사랑으로까지
그 삶은 어떠할까
우리 여태의 삶은 어떠했나
고민하며 꾸었겠지.
마음을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또한
그렇게 이미 마음 먹은 일.
우리는 그 후부터 좋은 척을 했다.
결심 않은 결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신실하게 기다렸다.
우린 언제까지나 좋을 수 있었겠지만
돌릴 수 없는 저마다의 신념들이
이제 길을 막았다.
이제 와온 길을 돌아가야할 때.
무너지는 것들 중에 다양한 모양들이 함께 있었다.
다 죄책감같은 것들이라
나 여태 삶을 죄책감으로 가득 채워 살았다.
비슷한 날이 계속될 때마다 곳곳에서 피어났다.
곰팡이도 아닌
우리가 꿨던 예전의 꿈이
이제는 죄책감이나 곰팡이나 일교차같은 것들로
꽤 아프게 온 곳을 스쳐갔다.
그래도
이해한다.
계절은 돌고도니까.
모든건 돌고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