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에 차별점을 가진 인간으로 존재하기

AI시대에 각광받을 인간다움의 가치와 인문학의 부상

by 새벽일기



이번 주 유명인사분들의 강연을 들었다.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시대예보 시리즈의 저자인 송길영 교수님,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최종학 교수님, 펭귄각종과학관장 이정모 관장님 등. 나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교육신청이 승인되었다. 덕분에 1박 2일 동안 내가 평소 심도 있게 접하지 못한 강연을 듣고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유튜브에선 세계적 연사들의 강연 영상을 접하기 쉽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강의에서 직접 현재 세계의 흐름과 방향을 생생하게 듣는 것은 값진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각 강의마다 제일 많이 등장한 화두는 단연코 AI였다. 이제 웬만한 직업은 AI가 인간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인공지능이 하지 않는 일에 종사하는 것이 좋을 거라는 강연내용이 있었다. 공직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느려 아직까진 뚜렷한 기류를 체감할 일이 없다. 자고 일어나면 갑자기 그림책이 다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듯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내가 앞으로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는 가정하에 80년대생의 평균 수명은 120살이라 하니 살아온 절반의 인생만큼을 더 살아내야 한다. 요즘 60세라는 나이는 인생 2막을 새롭게 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 나는 그 인생의 제2장막 커튼을 열어젖히기 전에 무엇으로 남은 생을 채워가야 할지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하고 싶다.



인간이 인간다울 때 인공지능을 대체할 수 있다. 지금까지 팀원으로서 각자 맡은 역할이 있었을 것이다. 발 밑을 기어 다니는 개미 집단을 관찰해 봐도 모든 개미가 일개미처럼 돌과 흙, 땅에 떨어진 빵조각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일에 동참하진 않는다. 저마다 어떤 역할과 규칙, 질서에 의해 계급이 암묵적으로 정해지고 제일 최정상에 있는 여왕개미는 누리는 일에 집중한다. 자신들만의 언어로 무언가 지시를 내리기도 할 것이다. 인간 집단인 팀 단위로 옮겨서 설명하자면 여왕개미의 역할을 하는 것은 “김 부장”님이다. “김 부장님”은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나아갈 방향만을 애매모호하게 지시할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렇게 “김 부장” 아래의 “박 과장”, 또 “박 과장” 아래의 “한 대리”, 그리고 팀원까지 프로젝트의 얼개가 짜인다. 그런데 이 새로운 안이 갖춰지기까지 수많은 소통과 갈등을 마주하고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피라미드의 아래쪽으로 향할수록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이 겹겹이 쌓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의 고단함을 AI의 출연으로 인해 손쉽게 단축시킬 수 있는 세상이 온 것 같다. 기본적인 프로젝트의 큰 틀을 잡아나가는 과정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면 업무에 도움이 안 되는 “김 부장님”의 역할은 축소된다. 이는 지위가 가진 힘만으로 명령하달을 해왔던 구시대적 역할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인간적 면모가 두드러지지 않는 한 더 이상 팀원들은 “김 부장님”과 같은 프로젝트로 얽매이는 일을 원치 않을 것이다. 더불어 이제 내가 같이 과제를 수행할 팀원을 직접 고를 수 있다. AI가 가진 최대한의 장점을 이끌어내서 논리적인 틀을 잡아나가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 내 옆자리 송 대리는 협력적인 체계에 적합하고 인간적 면모가 두드러지는 사원일 확률이 높다. 송길영 교수님의 시대예보 시리즈인 <호명사회>, <핵개인의 시대>,<경량문명의 탄생> 모두 조직의 축소를 말하고 있다. 규모가 방만한 대기업이 무언가 새롭게 시도하기 어려운 시대가 온 것이다. 더불어 개인이 브랜드화 되어 자신을 알리기 좋은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AI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협력을 하기 위해 인간다움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고, 자기 성찰과 협조적 태도를 견지해야 하며 통찰력까지 겸비해야 한다. 언젠가 지인 중 한 사람이 인문학은 사는 데 쓸모가 없는 학문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인문학은 앞으로 인공지능의 발전과는 별개로 AI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가장 사람다운 삶을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차별화된 통찰과 지혜를 제공하는 학문으로서 기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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