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차는, 어릴 적 냉장고 속 델몬트였던 유리병에 들어있던 보리차 일지도 모릅니다. 생수 판매가 1994년도부터 시작되었으니, 겨우 30년 됐습니다. 생수를 팔지 않던 시절엔 수돗물을 끓어서 마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차를 주문하며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물 대신 마셔도 되는지'를 궁금해하시는 이유엔 이런 기억의 여운이 묻어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한 녹차학과 교수가 차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순간, 어느 학생은 오늘 아침 숙취해소용으로 편의점에서 사 온 헛개차를 바라보며 궁금했을지도 모릅니다. '헛개차도 엄연한 차가 아닌가', 하고요. 공강 때 친구와 만나 '차나 마시자'라고 하고 카페에 가서 커피, 주스 등의 음료를 마시기도 합니다.
'차'는 사실 넓은 의미에서 여러 가지 마실거리를 총칭하기도 합니다. 그런 넓은 시각으로 '차'를 보았을 때 한국의 차 시장은 큽니다. 둥굴레차, 옥수수수염차, 누룽지차 같은 차들을 '기타 차'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소비가 국내의 차 시장만큼 큰 나라도 잘 없습니다. 우리가 일상다반사로 쓰는 '일상다반사'라는 한자어의 '다'가 차를 뜻합니다. '차를 마시듯이 자주'라는 뜻인데, 편의점엔 물과 보리차가 나란하고, 우리는 여전히 물 대용으로 차를 집는 것을 보면, 사실 누구보다 차와 정말 가까운 민족입니다.
어디까지가 '차'일까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차' 외에도 캐모마일 타, 민트 차 등의 허브차가 있고, 기력보충을 위한 인삼차, 몸을 녹여줄 유자차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선 카페인을 피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한 차 고르는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또,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차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녹차와 말차 중엔 말차가 카페인 함량이 높습니다. 말차는 찻잎을 통째로 갈았기 때문에 물에 우러나는 양에 비하면 무엇이든지 더 진합니다. 카페인의 일일섭취량은 최대 400mg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녹차 26잔, 말차와 커피는 5잔 정도입니다. 안타깝게도 '차'는 거의 늘 언제나 카페인이 있습니다. 차나무에 천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이라는 성분이 식물의 씨앗이나 잎에 주로 존재하고 줄기나 뿌리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커피콩, 카카오콩, 콜라넛 씨앗에도 존재하고, 차나무 잎에도 존재합니다.
카페인이 없는 차를 찾을 땐, '차'가 아닌 '기타 차'를 찾아주세요. 차나무 잎이 아닌 꽃, 뿌리, 과일 껍질 등을 우려낸 허브차는 카페인이 없지만, 무카페인이라고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있던 것을 별도 조치로 없앤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카페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근을 무카페인이라고 표시하지 않는 것처럼요. 카페에서 캐모마일, 히비스커스, 라벤더, 페퍼민트 같은 이름을 찾아보세요. 단, 마테차만은 예외적으로 카페인이 있습니다. 마테차는 홀리(Holly) 나무의 잎이라고 합니다.
카페인이 없다고 모두 물 대용으로 권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편의점에는 옥수수수염차나 둥굴레 차 등 식물의 뿌리줄기를 사용한 차가 흔하게 있습니다. 헛개차처럼 열매를 우린 차와 결명자차처럼 식물의 씨앗에서 온 차도 있고요. 모두 카페인은 없지만, 제각각의 성분이 있기 때문에 물처럼 많은 양을 마실 거라면, 체질을 고려해야 합니다.
어릴 적 큰 주전자에 한주먹 양을 넣고 끓이던 보리차, 메밀차와 현미차는 모두 물 대용으로 마실 수 있습니다. 곡물을 사용한 곡류 차니까, 밥을 매일 먹어도 괜찮은 것처럼,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