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희우 Mar 14. 2023

29살,택배기사 KBS1<라디오전국일주>에 출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희우입니다

2023313일 월요일에 KBS1 <라디오 전국 일주>에 출연했습니다.

아래 인터뷰는 제가 미처 브런치에는 쓰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 담겨있어 작가님의 허락을 맡고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택배를 준비 중이신 분들, 택배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디오 인터뷰를 하게 된 것도 다 브런치 읽어주신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좋은 질문으로 제가 미처 하지 못했던 얘기 전하게 해주신 @애많은김자까님께도 감사드립니.      


        



MC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요. 연륜이 없는 청춘의 실패는 더 아프고, 재기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밝고 건강했던 한 청년이 사업과 인간관계에서 실패한 후, 은둔형 외톨이가 됐고요. 그렇게 20대를 보낸 끝에, 택배기사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29살 택배기사의 실패와 성공, 또 나눔의 이야기를 만나보시죠. 김희우씹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김희우입니다.      


1. 잠깐 소개해 드렸는데, 서울 테헤란로에서 소위 잘나가는 직장인이자, 대표로 성공도 했고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다가, 1년 넘게 은둔형 외톨이로 지냈다고요?

김희우 씨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건 건가요?     


그때 사업을 같이 해내가던 분이 제가 빌려드렸던 돈을 갚지 않고 도망간 일이 있었어요.

그때 여러모로 일이 잘 되던 시기인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되고, 위약금을 물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당장에 돈이 사라지고, 저도 사람을 못 믿게 되다 보니까 갑자기 모든 게 무너지더라고요.

그리고 소송도 진행하면서 마음이 많이 피폐해졌고, 그때 숨고 싶었던 마음이 좀 컸던 것 같아요     


2. 그러다가 갑자기, 다시 일어서야겠다. 다짐한 계기는 무엇이고, 그 시작이 택배기사였던 이유는 뭔가요?     


어느 날 통장 잔고를 확인해 보니까 20만 원밖에 없어서 생존에 문제가 왔다고 느끼고 정신이 번쩍 든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알바도 하고 꾸준히 모아서 사업도 하는데 통장에 돈이 20만 원이었던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 숫자가 무서워가지고 당장에 돈을 혼자서 500 이상 벌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택배를 선택한 거예요    

 


3. 택배기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이나,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아무래도 몸 쓰는 일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엔 많이 말리기도 하고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 좀 냉랭한 반응도 많고.

갑자기 택배 한다니까 안 믿는 친구도 있고.

대부분 잠깐 해보다 말겠지 뭐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하고, 계속 돈 버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까 다들 나중에는 응원을 해주더라고요.     


4. ‘택배기사를 하고 싶다.’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지...

물류 회사에 입사를 하는 건지, 택배차는 사야 되는 건지, 물류 회사에서 주는 건지... 궁금하네요.     


구인은 주변 택배기사한테 직접 여쭤봐서 알아보기도 하고

각 지역의 직접 택배 터미널에 찾아거나, 아니면 택배 관련 카페에서 보고 들어가죠.     

그리고 택배를 하시려면 일단 화물 운송종사자격증을 취득한 다음에 개인 택배사업자를 내고 택배사 각 구역의 소장님과 계약을 해요.

그다음 며칠 뒤 택배사와도 계약이 되는 건데 그때 받는 아이디랑 패스워드로 택배 기사들이 일할 때 쓰는 앱이 있거든요 거기에 로그인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택배 하시는 분들이 모두가 사업자는 아니고 특정 쇼핑몰 물건만 배송하시는 분들은 회사 소속으로 일하시거든요. 그렇게 회사 소속으로 월급을 받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운전 자격증만 있으면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또 회사 차량이 따로 있어서,

유류비랑 차량 유지비도 거기선 전액 제공이 돼요(벌이는 사업자 택배기사보다 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개인 사업자 택배기사가 좋은지, 회사 소속 택배기사가 좋은지는 개인 성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5. 택배기사를 하려면, 초기 자본이 들어가야 하는 거네요.

순수한 찻값 말고도.. 초기 자본으로 예상치 못한 지출도 있다고요?         

      

아무래도 저도 그렇고 보통은 택배 시작할 때 새 트럭이 비싸다느껴질 수도 있고,

이 일을 오래 할지 모르니까 중고차를 많이 구입하거든요.

근데, 중고차를 사면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까 카센터에서 검사도 하고, 손보고 하는 그런 부분에서 추가 비용으로 좀 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손보는데 100만 원 정도 들었고요. 그리고 그 외에도 택배기사는 바코드 스캐너랑 운송장 프린터도 모두 개인이 구입해야 하고, 택배 기사님들 보통 택배사 로고 새겨진 옷 입고 배송하시잖아요?

그런 택배사 유니폼도 택배기사 개인이 구입을 해야 돼요. 그런 것부터 짐을 옮기는 카트부터 장갑까지 잡다하게 하면 50만 원이 더 들어서 트럭 외에 초기 비용이 총 150만 원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도색이라는 게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도색이라는 건 택배 본사에서 해당 택배사 디자인으로 도색을 권유해요.

그런데 택배를 1년 정도만 먼저 해보겠다, 또 혹시 그만둘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양해를 구하고 도색을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아요. 도색을 하게 되면 중고차 시장에서 150~200만 원 정도 찻값이 떨어지거든요. 나중에 그만두고 싶은 분들이 차를 팔 때 중고차 값을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는 거죠     


5-1. 그러면, 나중에 중고차로 매매할 때, 다시 흰색이나 다른 색으로 도색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다시 하얀색으로 도색하는데 100만 원 이상이 또 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택배사마다 다른데 도색을 하면 어느 정도 돈을 지급하는데도 있다고 하고,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택배 일을 1년 정도 해보고 그때 할만하다 했을 때 도색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6. 코로나19, 많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격은 대신 택배량을 급증했었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하던 다른 일을 그만두고, 택배업에 뛰어들기도 했어요. 몸은 고되지만, 수입이 괜찮다고 해서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택배를 할 때 저 같은 경우는 첫 달에 400 정도 벌었고, 그 이후로는 4에서 600을 계속 꾸준히 벌었던 거 같은데, 벌이도 몸 힘든 것도 사실 구역마다 다르다고 봐요.

처음에는 익숙하지도 않고 어려운 구역이 있어서 배송에 속도가 붙지 않고 그만큼 배송을 많이 못 하니까 적게 벌 수밖에 없어요.

저도 처음에 아침 7시에 나와서 밤 11시라도 주어진 일은 다 끝내고 돌아왔는데, 그렇게 거의 한 달 동안 오전에 한 번 배송 구역 돌고, 다시 오후에 짐 실어서 오전에 돌았던 배송 구역을 한 번 더 돌고 그렇게 하루에 총 2번을 배송 구역을 익혔어요.

그렇게 하니까  금방 적응했고 나중에는 같은 구역을 해도 네 시간에서 여섯 시간 안에 끝나기도 하더라고요.      


7. 택배 업무를 하면서, 좌절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고요. 또 한편으론 보람 있고, 힘이 나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순간들이었나요?     


사실 어딜 가나 사람 때문에 힘들고 힘나고 하는 것 같아요.

힘이 드는 순간은 다들 아시겠지만, 고객님이랑 소통이 안될 때거든요

왜냐하면 무조건 명령하시는 분도 있고, 말을 끝까지 듣지 않는 분도 계셔서 그게 힘들고..

그런데 사실 그런 기억보다도 감사한 기억이 더 많죠

예를 들면 걸어가다가도 마주치면 고생한다고 음료수라도 사주시는 분도 있고 또 택배 배달 언제 오는지 항상 물어보시고 그때마다 박카스랑 사이다 먹을 것을 준비해 주셔서 매번 챙겨주시던 분도 계셨고요

그 마음들이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나죠.

감사한 일이 99면 소통이 안되는 분들도 1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기준으로 평균 세 달에 한 번 소통이 안되는 분을 만날 때가 있는데

좋은 일에 더 집중하려고 아침저녁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사실 정말 특별한 케이스 말고는 기억나는 소통 안되는 분들도 별로 없어요.

그리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그런 특별한 소통 안되는 분들의 케이스는 제가 인터넷에 글로도 적어놨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또 위로해 주셔서 잠깐이라도 좀 분노했던 제 자신이 오히려 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8. 그래서, 김희우 씨는 본인이 택배기사를 하면서 어렵고 아쉬웠던 부분을 글로 남기기도 했고요. 동종업계의 분들을 위해, 정보도 공유하고 물류 회사와 기사님들을 연결해 주는 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 처음에 택배를 시작할 때 업체를 통해 차를 사고 택배사에 취업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생수 배달이나 택배를 시작할 때 중계업체에 굳이 돈 주고 맡기지 않아도 택배를 시작할 수 있는 여로 경로가 있거든요.

그런 방법들이랑, 똑같은 일이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낀 점들을 글로 정리해놓은 게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여쭤봐주시기도 하고

또 이제 나오려는 택배기사님이랑 택배를 시작하시려는 분이랑도 소개해 드리는 경우도 있고 합니다.     


9. 중개료를 받지 않고, 무상으로 이런 연결을 해주신 건가요?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겠는데요. 본인의 택배 업무만으로도 손이 모자랐을 텐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금방 금방 알아내는데, 입문자분들은 제 아버지뻘 삼촌 벌 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렇게 나이가 있으신 퇴직자분들이나, 아니면 당장에 일을 안 하시면 안 되는 분들은 급하기도 하고 인터넷 서칭도 좀 어렵다 보니까 여유를 가지고 알아보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중계료 드리고 취업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사실 일부 업체 중에는 고수익을 미끼로 화물차를 강매하는 곳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업체에 속아서 안 그래도 어려우신 분들인데 거기다 더해서 중계료로 좀 많이 내시더라고요.

사실 인터넷에서 좀만 알아보면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많은데, 물론 정직한 업체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도와드리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

택배 입문하시는 분들 중에 저처럼 사업을 하다 잘 안돼서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동질감도 좀 들었고, 그 절박한 마음을 저도 겪었던지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더라고요.     



MC. 김희우 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는 젊은 시절을 어떻게 살았다 되돌아보게 되고요.

반성도 하게 됩니다. 건강한 도전 응원하고요. 앞으로의 선한 영향력도 기대하겠습니다.

김희우 씨를 만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독자 600명 여러분 감사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