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간 적 있는 엄마라면 대부분 공감하며 볼 수 있는 내용이라 나도 재미있게 봤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내용은 완모 하는 엄마를 일등칸, 완분 하는 엄마를 꼬리칸에 탑승했다고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산후조리원 내에서 모유 수유는 꽤 중요한 부분이다. 요즘 ‘초유’의 중요성이 워낙 부각되다 보니 산후조리원 내에서 만큼은 모유 수유는 필수적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에는 일등칸과 꼬리칸을 구분하는 더욱 명확한 기준이 존재한다.바로 산모가 어떤 층에 머무는지인데, 층별로 룸 타입이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산후조리원에는 기본 룸을 기준으로 약 3~4가지의 업그레이드 버전의 룸이 있는데, 층이 높아질수록 룸의 타입도 올라간다. 그리고 룸이 업그레이드될수록 가격과 함께 방의 크기, 마사지 횟수가 올라간다. 또한 간호사 한 명 당 케어하는 신생아의 수는 적어진다.
대략적인 가격을 살펴보면, 내가 머문 A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기본 룸은 650만 원이지만 가장 비싼 룸은 약 1,500만 원을 호가했다. 김태희가 출산 후 A산후조리원에 머물 당시, 가장 꼭대기 층에 있는 VIP룸 2개를 모두 예약한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2주에 3,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2주에 약 1,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B산후조리원의 경우 가장 비싼 룸은 2,000만 원이 넘기도 했다. 서울의 산후조리원 2주 평균 요금이 314만 원, 전국 평균이 234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결국 기본 룸을 선택했던 나는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에 있었지만, 가장 꼬리칸에 탑승해 있던 셈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꼬리칸이라 자각하지 못할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2주였다. 다만 가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산모가 높은 층을 누를 때면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2주에 650만 원도 비싸다고 생각하며 들어온 산후조리원에서, 그 2배 이상을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본능적인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간혹 산후조리원에서 3주 이상을 머무는 사람도 있었는데, 3주면 기본 룸도 9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