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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Aug 14. 2023

6년 만에 다시 받는 프러포즈

6년 전, 남편에게 받은 프로포즈

  5살, 6살인 연년생 아이들은 요즘 나를 넘치게 사랑한다. 요즘 아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엄마 사랑해”, “엄마가 제일 좋아”, “엄마가 제일 예뻐” 등의 말이다. 사실 엄마인 내가 워낙에 애정표현을 달고 사는 편이라, 우리 아이들의 애정표현도 날이면 날마다 일취월장 중인 것 같다.


(나는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나의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이, ”엄마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인데, 나는 아이들이 내 옆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올렸던 글에도 언급했듯, 첫째와는 요즘 비밀 쪽지로 서로의 사랑을 매일 같이 확인 중이다. 실제로 며칠 전, 요즘 연수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 밤에야 돌아오는 날들이 반복되어 너무 힘들다고 아이에게 말했던 적이 있었다. 아이는 그 말을 듣고는 넣어둔 것인지, 수업 중에 가방에서 연필을 꺼내다 쪽지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었다. 그 쪽지를 보는 순간 정말이지 마법같이 힘이 솟고, 입가에는 웃음이 번진다.

엄마! 안녕. 힘들지마! 엄마 생각할게.

  아직 글을 모르는 둘째는, 그림을 그려 매일 같이 나에게 선물한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 화장을 하고 있으면 자기처럼 말간 그림을 그려와서 수줍게 내민다. 나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칭찬하고, 화장대에 붙인다. 아이는 내 화장대에 그림이 붙인 것을 보고야 만족하고 돌아선다. 안 그래도 비좁은 화장대에 걸린 그림 덕에 내 얼굴도 잘 안 보이지만 매일 같이 화장을 하며 아이 덕에 웃는다.

거울은 볼 수 없는 화장대. 손거울 필수.

  

  하루는 집에 들어온 나를 보자마자 후다닥 달려온 둘째가 내 손에 편지를 내민다. 편지를 보자마자 나는 웃음이 터진다. 그림은 자신이 그리고 글은 오빠가 알려줬다며 내민 편지의 내용이 너무 박력이 넘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 고백 편지다.


영원히 같이 살자

더 박력 넘치는 프로포즈

그리고 박력 넘치는 글과는 대조되는 한 없이 사랑스러운 그림까지.


  아이에게 고맙다고 안아주며, 영원히 같이 살자고 대답했다. 같은 집에서 살 세월은 길어야 30년, 너와 같은 하늘 아래 살 세월은 앞으로 70년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함께할 세월이, 고작 5살 난 아이에게는 영원처럼 긴 시간으로 다가올 테니, 나는 그저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그냥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또 언젠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이할 수밖에 없는 이별의 시간에는, 너와 같이 사랑스러운 아이의 박력 넘치는 고백으로, 많이 슬프거나 외롭지는 않길. 그때까지는 엄마는 건강하게, 지금처럼 함께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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