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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May 30. 2021

너는 그동안 이렇게 예쁘게도 잠에 들었구나

아이가 잠드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아기가 잠드는 밤이면 나는 늘 빨리 잤으면 한다. 빨리 자길 바라며 어둠 속에서 이불 안에 숨는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하며 이불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그런데 어느 날에 갑자기 네가 잠이 드는 모습이 궁금해졌다. 얼른 재우고 얼른 쉬고 싶은 마음에 당연히도 이불 안에 숨어 자는 척하기 바빴었는데.


내 아기가 애착 인형 토순이에게 수없이 뽀뽀하며 안아준다. 내가 틀어준 잠자리 동요를 들으며 혼자 손가락도 꼼지락 거리며 춤도 춘다. 나와 눈을 마주치자 배시시 예쁘게도 웃는다.


너는 그동안 이렇게 예쁘게도 잠에 들었구나.


무엇이 그렇게 바쁘고 힘들어서 이렇게 예쁘게 잠드는 너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까. 세상 소중하게 애착 인형을 안고 잠이 든 아기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오늘은 왠지 내 아이가 잠에 드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도 슬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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