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비파 하늘타리 달개비
by
돌강아지
Dec 21. 2021
내가 좋아하는 달개비가 피고 있다.
닭의장풀보다는 달개비라는 이름이 좋다
.
달개비가 좋아서 작년에 길에서 어린 달개비 서너 줄기를 캐서 화단에 심었었다
.
씨가 많이 떨어져서 달개비가 올해는 엄청 많이 번졌다
.
역시 자연은 정말 몇 배로 돌려주는 것 같다
.
작년의 열 배정도 많아진 듯하다.
나는 좋은데 가족들은
화단의 달개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
화단에 풀을 안 뽑은 것처럼 보인다고.
풀 아닌데 달개비인데.
안 그래도 구박받는데 줄기 아래쪽 잎이 누레져서
더 구박을 받고 있다
.
'옥수수빵 파랑'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
그림 그리는 분이었던 것 같은데
자기는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
파란색도 무수히 많은 파란색이 있는데 그중에서
'옥수수빵 파랑'이라는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나도 생각했다
.
나는 '달개비의 파랑'
비파나무를 알게 된지는 얼마 안 됐다.
처음에는 나뭇잎이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열매도 달린다는 걸 알게 됐다
.
나뭇잎과 꼭 어울리는 열매라고 생각했다
.
더 나중에는 나무의 이름까지 알게 됐다
.
'비파'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없었다
.
열대지방의 나무 같기도 한데
골목을 지나면 종종 담장 밖으로 비파나무를 볼 수 있다
.
시장에서 비파
열매를 팔길래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
사
먹어 보지는 않았다
.
살구랑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살구 맛일까?
언젠가 남의
집 담장밖에 열매가 떨어져 있길래
언니랑 주워 먹어 볼까 했는데 멀쩡한 것이 없어서
못
먹어봤다
.
읽어본 적 없는 에쿠니 가오리의
<장미 비파 레몬>이 생각난다
.
내게는 이래저래 이국적이고 신비한 나무다
.
하늘타리
실밥이 풀린 듯 나풀나풀 거리는 흰 꽃이 피고
장난감 수박 같은 열매가 달리는 하늘타리
.
keyword
닭의장풀
비파나무
여름
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새 댓글을 쓸 수 없는 글입니다.
돌강아지
'노지월동' 매해 겨울을 나고 봄이면 다시 꽃이 피는 다년생의 그림일기
구독자
17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걸어 다니듯이 내리는 비
밀가루 샴푸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