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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돌강아지
Dec 22. 2021
좋아했던 오빠 이야기 2
저녁에 학교 근로가 끝나면
몇 명은 자취방으로
또 다른 몇 명은 기숙사로,
누군가는 자기 집으로 각자 헤어졌다
.
한 번
은 저녁 근로를 마치고 다들 인사를
하며 헤어지는데 내가 좋아하던 오빠가 손을 흔들어달라고 했었다
.
"깡지! 손 흔들어줘"
항상
"안녕히 가세요" 하며 목인사를 했는데
그날은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해서 잠시
고장 났었다.
늘 존댓말 쓰고 목인사 하다가
갑자기 손을 흔들려고 하니까 어색하고 다른 사람들도 있어서 뭔가 민망했다
.
우물쭈물하다가
손을 흔들긴 흔들었는데
갑자기 너무
건방진 것 같아서
팔꿈치에 손을 대고 흔들었다
.
당황하고 어색했지만 나는 그날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오빠가
손 인사해달라고 해서.
하지만 손인사는 그날 하루뿐이었고 계속 목인사를 했다
.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그냥 손인사를 한번 해달라고 한
것
뿐.
어쩌다 한
번씩 오빠에게 문자가 와서 기분 좋아하면
같이 근로하던 모든 사람에게 보낸 문자라는
걸 뒤늦게 알곤 했다
.
오빠는 문자
쓸 때 느낌표!!! 를 많이 쓰고
진짜로
웃을 때는 뭔가 핫핫핫? 하고
웃었다
.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다
.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드니까 좋아했던 사람을
고마웠던 사람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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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월동' 매해 겨울을 나고 봄이면 다시 꽃이 피는 다년생의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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