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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강아지 Dec 22. 2021

전화받기

대학교 , 같이 근로하던 사람들과 엠티를 갔었다.

술자리 게임을 했는데 벌칙 종이를 집은 사람이

벌칙을 하거나 아니면 술을 마시는 거였다.


그때 불행히도 내가 벌칙에 걸리게 되었는데

벌칙은 전화받기였다.


바로...

발로 전화받기...!


얄궂게도 그 벌칙은 내가 짝사랑하던 오빠가 정한 거였다.

왜 그런 벌칙을 생각해냈나 모르겠다.

벌칙에 걸렸을 때 여러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말수도 적고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했는데

벌칙에서도 빼면 사람들이 내숭 떤다고 생각하거나  

평소처럼 재미없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리고 술도 먹기 싫어서 짧은 고민 끝에 

전화를 받기로 했다!


내가 벌칙을 하겠다고 하니까

그 벌칙을 정했던 내가 좋아하던 오빠가 미안했던지

자기는 차마 못 보겠다며 밖에서 담배 한 대를 피고 오겠다고 했다. 아마도 남자가 걸릴 줄 알았나 보다.


오빠가 나의 전화받는 모습을 보지 못한 

불행 중 엄청난 다행이었다.

좋아하는 오빠만 안 봤으면 됐지...


 번씩 그때가 생각나면 너무 부끄럽고

도대체 왜 그랬을까 너무 후회된다.

내숭 떤다고 생각해도 재미없다고 생각해도 안 할 걸.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 자신을 무슨 일이 있어도 뜯어말릴 텐데...


도대체 그때 왜 그랬을까.

그런 전화는 집에서도 안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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