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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돌강아지
Dec 22. 2021
고구마 줄기
고구마밭의 이파리가 무성해지면 풀벌레들이 운다.
정확히 언제라고 할 수 없지만
고구마밭이 무성해지면 풀벌레들이 우는 것 같다
.
모기 때문
에 오래 있을 수는 없어도
가까이 앉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내 몸까지
째르릉 째르릉 진동하는 것 같다
.
방에서 창밖으로
들을 때와 많이 다르다
.
활짝 핀 소리의 정원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
요즘은 고구마 줄기를 많이 먹을 수 있다.
이파리 부분을 똑 꺾어서 밑으로 쭉 잡아당기면
껍질이 벗겨진다
.
시장에서 파는
고구마 줄기는 껍질을 까서 팔아서 좋다
.
조림, 볶음, 나물, 김치
.
조림은 두부를 같이 넣어도 맛있지만 고구마 줄기만
넣고
해 먹어도 참 맛있다
.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고구마 줄기
김치다.
소금에 절이면 금방 숨이 죽는데 깍두기처럼 소금으로 김치를 담으면 개운하고 아삭아삭 맛있다
.
나는 고구마 줄기도 좋아하지만
미역줄기도 정말 좋아한다
.
만들기도 쉽고 한번 사면 양도 많고 무엇보다 정말 맛있다
.
시장에서 미역줄기를 매번 같은 할머니에게서 산다
.
할머니 등이 거의 기역 자로 굽으셨다
.
할머니는 할머니가 파는 미역줄기가 완도산이라는 걸
무척 뿌듯해하신다
.
사러
갈 때마다 완도산이라고 말씀하신다
.
상자에 적힌 이름까지 보여주며
몇 번이고 말씀하신다
.
사러
갈 때마다 그러니까 할머니가 어딘지 귀엽게 느껴진다
.
미역줄기 하니까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생각난다.
학교에서 급식으로
미역줄기 볶음이 나오면 잘 먹었다
.
미역줄기 볶음
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리던 내 친구
.
정사각 모양의
큐브 mp3로 노래를 들었고
손이 길고 예뻤다
.
참 사소한 것에 기억들이 숨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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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미역줄기볶음
고구마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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