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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금한 민지 Dec 31. 2023

24년, 자기만의 방을 위하여

2024년에 도모하고 싶은 셋 : 금융 지식, 저축액 달성, 독립

어느덧 연말입니다. 다들 23년에 기약했던 자신만의 메시지가 있을 겁니다. 저는 가까운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내건 슬로건이 '장점 타고 날아다니기'였는데요. 이는 22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게 된 자신감과 추진력을 23년에 잘 활용해 보겠다는 의지였죠.


하지만 마땅히 날아다닌 기억은 없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확장판으로 진행하게 된 뉴스레터는 여러 이유로 진척이 상당히 더뎠습니다. 그래도 잘한 점이라면 끝까지 프로젝트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이겠네요. 분명 기존 야심보다 많은 부분을 덜어야했지만, 아무튼 사흘 뒤 발행을 앞두고 있으니까요. 아무튼 기어다니긴 했습니다.


24년의 계획은 23   시점의  관점을 반영합니다. 1  오늘의 글을 돌아보면 흡족스러우면 좋겠습니다.  이루지 못해도 보통 방향성을 세워두면 늦게라도 그곳에 도착하고,  10%라고 처음 의도한 것에 맞닿아 있더라고요. 그거면 충분할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얘기지만 새해 도모하고 싶은 3가지를 적어봅니다.




1. 금융·경제 지식을 꾸준히 늘려 타인에게 설명해줄 정도가 될 것.


모두가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2020년, 저도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투자 행위를 실천하진 않았지만, 해당 시점부터 유튜브를 보고, 또 유료 클래스를 듣고, 오프라인 강의도 들으러 다니는 등 자본 소득에 대한 지식과 친해지려고 안간힘을 썼죠. 하지만 인문학과 예술적 사고가 디폴트로 탑재된 제 뇌는 금세 개조되지 않았습니다.


낯선 언어들 앞에 헤매곤 했고, 남들이 들으면 부끄러울 정도의 질문을 속으로 삭이곤 했죠. 저는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의 뉴스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난 관심 없는 뉴스를 뭐 저렇게 떠드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적어도 이제는 저 기관이 세계의 통화량을 좌지우지한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기도, 투자를 하면서 자산을 쌓기도 한다는 등 기초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됐죠.


다행스럽게도 한 번 어떤 분야 -특히 파고들 것이 많은- 에 관심을 가지면 꽤나 물고 늘어지는 성향으로, 매해마다 3개월(!)씩 부동산이나 거시경제, 투자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공부라 해봤자 유튜브를 보고, 가끔 강의를 찾아다니거나, 칼럼을 보는 수준에 그쳤지만요. 그리고 23년은 시간이라는 기회비용 특성상 봄 이후 매진하게 된 사이드 프로젝트와 이직으로 다시 금융 공부와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높아진 생활 물가만큼 '금융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항목이 있을까요. 불과 몇 년 전 10,000원이면 먹을 수 있었던 돈까스가 12,000원이 되는 가운데 연봉 상승률이 20%를 뛰어넘지 않는 이상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을 순 없었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 지켜야 하는 것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인플레이션과 씨름하다 보면 살림살이는 가까스로 0에 수렴하는 현실이 무서웠습니다.


이젠 '전세 냈다'라는 말이 주는 안정감, '채무와 채권'이라는 단어의 위협감이 다가 아닌 것을 압니다. 그 정도의 금융 지식은 쌓았거든요. 23년 말부터 다시 야금야금 시작한 경제와 금융 공부. 이제는 아래 How to를 통해 경제와 금융, 투자와 한층 친해지고,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수준에 오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금융소득을 올리면 제일 좋겠고요!


(1)금융 경제 관련 책을 2주에 1권 (총 25권) 읽고, 내용을 정리한다.
(2)주식계좌 예수금에 있는 80만원을 1분기부터 운용, 투자 기록을 남긴다.
(3)'자본주의 무지렁이 시리즈(가제)'를 시작, 브런치에 연재한다.


현재 시점에서 설명을 덧붙이자면, <딸아, 돈 공부 미루지 마라>라는 책이 좋았습니다.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돈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로서, 투자 초보자라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구어체도 한몫하고요. 이 밖에도 <자본의 방식>이라는 책은 다소 학구적인 책인데, 금융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주식계좌 예수금은... 코로나 당시 100만원을 넣어두고 약 20만원은 원래 좋아하는 패션 분야의 ETF를 구매해 뒀는데요. 넣어놓고 조금도 신경쓰지 않아 2년 만에 휴면계좌를 끙끙대며 해지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무지렁이 시리즈'는 앞으로 이곳에서 만나봬면 좋겠어요. 한참 전 동생과 빌라와 아파트에 대해 얘기하다가 '빌라 투자는 왜 하지 말라는 거야?'라는 질문에 빌라를 머리핀에 비유해 설명했는데, 스스로 봐도 이거 꽤 괜찮은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문답만큼 본인이 알고 모르는 지점을 파악하기 좋은 양식이 없더라고요. 곧 자본주의에 대한 문답을 희곡처럼 써 보면 어떨까 했는데, 아직 세부 기획은 더 필요합니다.

 




2. 연 2000만원 모아 1억 만들기에 전념할 것.(ft. 부수입)


근로소득 중 160만원을 12개월 저금하면, 1920만원입니다. 약 2000만원을 밑돌죠. 대충 맥락을 보면 알겠지만 제 저축액은 1억 미만입니다. 조금 더 까치발을 들고 생활을 쥐어짜면 속력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저축액은 들쑥날쑥. 잊을만 하면 인간은 병이 들고, 잊을만 하면 눈에 차는 강의가 열리는지요. 병원과 매력적인 강의는 제 카드값을 불어나게 하는 연쇄고리입니다.


최근에 본 짠테크 영상들은 저축도 저축이지만, 어느 수준까지는 부업으로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의했습니다. 1인 가구 월 평균 생활비가 155만원이라고 하는데요. 자취를 하고 있다면 월세나 전세대출이자도 무시 못할 거예요. 저는 그 점에서 분명 혜택을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축액을 늘리지 못했죠. 당장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 오히려 쓸데 없는 소비를 잡지 못한 게 아닐까요.

곧 가장 큰 목표는 저축액 2000만원 달성하기이고, 그로 가는 첫 번째 단계는 160만원을 저금하자는 것입니다. '부티플' 채널에는 저축액을 120만원대부터 시작해 조금씩 %를 늘리는 것을 제안하죠. 아무튼 어떤 방식으로도 좋으니 근로소득 상당수를 바로 저금하기로 합니다. 정확히는 저축액을 유지하는 것이 중점! 그러려면 야금야금 이월되는 카드값을 막는 것이 급선무일 거예요.


두 번째 방법은 소득다각화입니다. 앞서 언급한 예수금 80만원을 관심 있는 주식에 투자만 해도 금융소득이 1원 이상 올리게 될 겁니다. 또한 외주 원고를 쓰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한 사업소득도 또 다른 소득창구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근로소득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만큼은 지양해야겠죠. 흔히 돈이 불어나는 원리를 눈덩이에 비유하는데, 1억에 도달하기까지는 정말 소득 자체를 늘이는 데 집중해야겠습니다.


(1)월 160만원을 저금하고, 저축액이 감소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2)원고 외주,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업소득을 벌이는 것도 서브 활동으로 둔다.
(3)예수금 80만원을 잘 굴려(!) 금융소득을 1원 이상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1억이라는 시드머니를 갖췄거나, 충분히 저축하고 있거나 주식 투자에 눈이 밝은 사람으로서는 이 같은 목표가 너무나 소박해 보일 텐데요. 저한테는 이것 또한 도전입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부끄러워 해서는 배우지 못하죠. 투자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객관화'라는 점에 착안하면, 스스로 잘해낼 수 있을 거라 믿기로 합니다. 저는 자기객관화의 달인이니까요!





3. 정신 건강을 위해 여름~가을엔 독립한다.


올해는 제게 꽤나 괴로운 한 해였습니다. 이거야말로 낱낱이 밝히기 어려운 항목이지만, 부모님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때였죠. '상대를 제뜻대로 하고 싶은 탓'에 펼쳐진 지옥이라고 하면 한 줄 요약이 가능하겠습니다. 그 가운데 저는 제 미성숙함을 봐야만 했고, 매번 가까운 친구들에게 같은 구조로 돌아가는 엇비슷한 에피소드를 하소연으로 풀어내는 모습에 스스로도 한심함을 느겼습니다.


가족간의 많은 일들이 그 지리함에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그래도 물리적으로 거리를 둔다면 좀 더 낫지 않을까요? 어쩌면 2번 '월 160만원을 무조건 저금한다'처럼 저축액을 늘리는 것과는 판이한 움직임이지만, 어떤 목표들은 서로 상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목적, 지향점이 다르니 상충하는 것도 아니죠. 두 번째 목표가 경제적 안녕을 기약하는 수단이라면, 세 번째 목표는 정신적 안녕을 도모하기 위함이니까요.


독립을 위한 거주지 선정 기준은 명확합니다. 직장까지의 거리가 Door to Door로 30분일 것,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을 정도로 응접실 역할을 수 있는 거실 겸 부엌이 있을 것, 침실 겸 서재로 쓸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마련할 것 등이죠. 월세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고요. 빌라든 오피스텔이든 상관은 없는데,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높아 고민이네요.


(1)집에서 직장까지의 거리가 Door to Door로 30분 내외여야 한다.
(2)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을 규모의 거실 겸 부엌을 갖춰야 한다.
(3)원하는 수준의 월세를 찾도록 열심히 발품을 팔 것.





생각해 보면 위 1~3은 서로 파급력을 미치는 항목들입니다. 가령 1번 금융 지식을 쌓는다면 2번 주식 투자를 잘해 금융소득을 올리는 데 일가견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또한 2번 근로소득 외 여러 활동으로 소득이 늘어나면, 3번 독립해 구한 월세방의 관리비 정도는 금융소득으로 벌어들이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겠죠. 저는 이를 2024년판 <자기만의 방 프로젝트>라 부르기로 합니다.


인생은 항시 현재진행형이어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제가 특히 그랬습니다. 가치관도 변화하고, 관심사도 변화하고, 심지어 인간을 대하는 방식도 좀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좋다, 나쁘다로 단정할 수는 없는 변화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좀 서글픈 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24년을 3시간 앞둔 여러분께는 23년에 어떤 변화와 그에 따른 깨달음이 있었는지요. 새해에도 뜻밖의 인생 이벤트를 만나거나, 장애물을 만나거나, 혹은 행운이 찾아오기도 할 겁니다. 곧 목표를 세워도 뜻대로 이뤄지진 않겠죠. 그럼에도 한 해 회고와 새해 목표는 나 자신의 현 상태를 점검하는 측면에서 유의미합니다.


여러분은 새해에 도모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사진 @Vanja Milicic i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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