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치아 빼기와 같겠지

언젠간 모든 걸 혼자 할 수 있게 되겠지

by 초코푸딩

첫째가 오늘 혼자 어금니를 뺐다.

이가 흔들리면 혼자서 열심히 흔들다가

스스로 빼는 경지에 다다랐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잘하지 않았다.

첫니를 뺄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무시무시한 아픔과 두려움에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하고

흔들리는 이를 3일 동안

방치하다가 겨우 뺐었다.


지금 혼자 이를 빼는 아이도

처음엔 다 그러했다.


우리 1학년 올라가는 둘째는

이제 이를 하나 빼고

두 번째 이가 흔들리는 중이다.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먼저 빠지는

아랫니 두 개.


아이는 너무너무 무서워서

손도 못 대게 하면서 엉엉 울었다.

어제는 경쟁 상대인 오빠가 이를

먼저 빼니까 화도 나고 해서

더 엉엉 울었다.


나는 첫째가 혼자 그네 타기를

몇 년 동안 못해도 기다려준 것처럼

둘째도 억지로 이에 손을 대지 않고

기다려 주기로 한다.


이미 그네 타기 경험의 데이터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첫째의 첫니가 빠질 때도

본인이 먼저 요청하기 전까지

일부러 손을 대서 빼주지 않았다.


이는 결국엔 빠질 것이고

구태여 내 손을 대서 이를 빼면

아이에게 남는 건 공포심뿐이겠지.

좋은 건 하나도 없고

나쁜 기억만 남게 되는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 되겠다.


인생이 이 빼기와 같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너무너무 무서워서

마치 번지점프대 위에 올라간 것처럼

피하고만 싶은 그런 순간이 있지만


뒤돌아서 생각해 보면

그땐 그랬지~

노래를 흥얼거릴 줄 아는 여유만

남게 되는 그런 것.


자연스럽게 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억지로 강요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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